컴투스가 자사 메타버스 생태계 '컴투버스'를 2024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해당 생태계에는 가상 시민권과 토지·건물 등 가상 부동산 등의 콘텐츠가 포함된다.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컴투버스 미디어데이에는 송재준 컴투스 대표·이경일 컴투버스 대표·홍승준 컴투버스 개발본부장 등이 참여, 컴투스가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관점과 컴투버스의 개발 현황, 향후 로드맵 등을 공개했다.
송재준 대표는 컴투스가 메타버스 시장을 선도할 유일무이한 적임자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오픈월드 메타버스 구현은 3D MMORPG를 만들 기술력을 갖춘 회사만이 가능하다"며 "컴투스는 게임 개발력에 콘텐츠 분야 밸류체인, 자체 메인넷 블록체인 '엑스플라(XPLA)'를 완비해 메타버스에 필요한 3박자를 두루 갖췄다"고 말했다.
컴투스가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관점은 '열린 생태계 형태의 인프라스트럭처'다. 이경일 컴투버스 대표는 "누구나 자유로이 홈페이지를 설립할 수 있는 지금의 인터넷처럼 열린 생태계를 제공해야 한다"며 "컴투스는 독점 권한을 포기하고 열린 생태계를 제공하는 한 편 수수료 외엔 일절 수익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컴투버스는 총 9개의 섬(Island)로 구성된 가상 공간이다. 각 섬은 축구장 3200개가 들어가는 크기로 구성되며 900개의 '블록', 각 블록은 100개의 '셀'로 나눠진다. 이러한 토지들은 가상 부동산 형태로 이용자나 타 기업 등 조직이 소유할 수 있다.
가상 부동산과 별개로 '가상 시민권' 또한 발급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의사 결정 구조를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운영을 위한 기반 블록체인은 컴투스가 지난 19일 공식 출시한 XPLA가 될 전망이다.
로블록스·마인크래프트 등이 16명에서 100명까지 이용 가능한 서버들로 구성된 것과 달리 컴투버스는 단일 월드·서버·채널로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홍승준 본부장은 "한 서버 내에 심리스(통신 지연, 그래픽적 끊김 등이 없음) 오픈 월드를 구현하기 위해 '스페이스 스케일링'이란 신기술을 활용할 것"이라며 "해당 기술의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내 핵심 콘텐츠로는 이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개발하고 거래하는 'UGC스튜디오'를 제시했다. 아이템이나 건축물 등은 물론 게임까지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며, 내년 상반기 안에 해당 서비스의 알파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컴투버스의 B2C(Business to Customer) 출시 목표 시점은 오는 2024년 상반기다. 내년 상반기 안에 오피스·컨벤션 공간을 구축한 후 하반기 안에 파트너 사업자들을 위한 비즈니스 공간을 구축하고 내후년까지 소상공인·개인을 대상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 중에 컴투스는 SK네트웍스·KT·교보문고·교원그룹·닥터나우·브랜드X·영실업·푸드테크·하나금융그룹·한미헬스케어 등 주요 파트너사 11곳을 소개했다. 또 컴투버스 내 아바타 개발을 위해 유니티와 협업할 방침이다.
이경일 대표는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파트너십을 구축 중이며, 내년부터 해외를 상대로 본격 확대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한 상황"이라며 "국내 투자 협업에 관해 새로운 소식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 플랫폼스·마이크로소프트·소니·에픽 게임즈·화웨이 등이 6월 발표한 '메타버스 표준 포럼'에 대해 이 대표는 "해당 포럼에선 아직 초기 단계의 논의 정도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파트너사들과 컴투스 모두 관심있게 바라보고 있으며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컴투스 측의 발표가 끝난 후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에는 컴투버스를 2년 안에 완성할 수 있겠냐는 질문이 나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플랫폼스 대표가 지난해 말 "메타버스의 온전한 구현까지 5년에서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홍승준 본부장은 "MMORPG를 예시로 들면, 인프라는 빠르게 만들어지지만 콘텐츠를 만드는데 3~4년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컴투버스는 완성된 서비스가 아닌 인프라이며, 사측이 보유한 기술과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이 이어진다면 충분히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컴투버스가 서비스될 플랫폼에 대해 홍 본부장은 "PC가 첫 타깃이 될 것이며 이후 모바일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VR·AR 분야는 아직 기기 보급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며, 관련 콘텐츠를 선보일 수는 있으나 메타버스 구축에 있어 해당 분야에 집중하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일 컴투버스 대표는 "메타버스는 아무도 가지 않은 일종의 '화이트 스페이스'이자 IT 강국인 한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주도적 위치를 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분야"라며 "많은 국내 기업들이 도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컴투버스는 그러한 관심과 열망이 모이는 곳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