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계열사 사장단과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지난달 말에도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개최된 것이다.
구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고객 가치 강화'를 주제로 정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불안, 인플레이션 등 여러 요인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져 이에 대한 논의도 점쳐진다.
특히, 전자·가전제품, 디스플레이 등 재고가 쌓이고 있어 더욱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의 올해 1분기 재고회전일수는 평상시보다 14일 증가한 74일이 됐다. 재고회전일수는 창고에 쌓인 재고가 다시 팔릴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가전업계도 피해갈 수 없었다. DSCC는 삼성전자가 기록적인 수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도 67일로 재고 일수가 높은 쪽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가전판매점의 2분기 가전제품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재와 유가 급등 등으로 40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물가상승률이 치솟자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이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실내 활동 시간이 늘어 전자·가전제품, 스마트폰 등 부문이 보복소비로 수혜를 봤다. 그러나 최근 방역이 완화돼 그 영향도 가장 먼저 맞게 됐다.
이러한 경영 위기에 LG뿐만 아니라 삼성 역시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에 복귀한 뒤 전자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열어 8시간 이상 진행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