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 곳곳으로 확대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가 떨고 있다. ‘닭고기 수급’ 대란이 코 앞으로 다가와서다.
실제로 치킨 프랜차이즈 일부는 닭고기 수급 불안정으로 레시피를 변경하는 한편, 몇몇 가맹점은 가맹본부에 닭고기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고 반발 중이다.
8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개월째 지속 중인 AI로 인해 원육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이대로라면 지난해처럼 가맹점에 부분육 등을 정상 공급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코바의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AI 여파로 수급이 부족해 일부 메뉴 레시피를 변경한다고 알렸다.
지코바는 “현재 순살양념치킨의 주원료인 닭다리살 공급 불안정화로 닭다리살로만 조리되던 순살양념치킨을 지난달 22일부터 닭다리살과 닭가슴살의 혼합으로 조리된다”며 “닭다리살의 공급이 원활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베이징 동계 올림픽서 화제몰이에 성공한 BBQ는 당시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원료 주문량도 크게 늘어 수급에 일시적인 영향을 받기도 했다.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현재 실제로 가맹본부로부터 원하는 양만큼의 닭고기 공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는 “주문량이 많은 일부 가맹점에서는 원육 등을 추가로 공급받고 싶어 하지만 현재 AI 등의 영향으로 맞춰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규모가 있는 브랜드는 구매 파워가 있어 어느 정도 수급이 가능한데 영세한 브랜드는 현재 납품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고 지금 전반적으로 닭고기 수급이 불안정하다”며 “실제로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업계는 닭고기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공급량 확보에 나선 상태”라며 “관련 부서 직원들이 직접 전국을 돌며 닭고기를 구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부연했다.
최근에는 사료 가격이 크게 오르며 육계 시세가 급등한 점도 업계에는 리스크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용으로 많이 쓰이는 7·8호 기준 냉장 닭고기 가격은 지난해 12월1일 ㎏당 3133원이었지만 올 3월 들어서는 4879원까지 올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또 한번 치킨값이 인상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한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당분간 없겠지만 최근 육계 시세가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라 원가 부담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농장과 계약을 통해 가격 방어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