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가 빙과사업을 합병할 경우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롯데 vs 빙그레’의 양강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현재 검토하고 있는 빙과사업 합병안에 대해 다음달 17일 이내로 공시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롯데제과, 빙그레, 롯데푸드, 해태 등 주요 기업 4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 30.6%, 빙그레 28.0%, 롯데푸드 14.6%, 해태아이스크림 12.2%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빙과사업을 합병하면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롯데의 점유율은 45.2%이다. 빙그레는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의 점유율을 합치면 40.2%를 차지하게 된다. 이에 롯데와 빙그레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85.4%에 달하게 된다.
빙과 부문 매출 격차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롯데제과의 지난해 빙과 부문 매출액은 3759억원, 롯데푸드 매출액은 2147억원이다. 두 법인의 매출액을 합한 규모는 총 5906억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4342억원으로 추정되는 빙그레의 지난해 빙과부문 매출액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기존에 빙그레-롯데제과-롯데푸드-해태아이스크림 순이었던 매출액 규모 순위에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빙그레의 경우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의 매출액 1599억원을 합하면 지난해 매출액이 총 5941억원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빙과사업 합병시 사업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양사의 주력 브랜드들은 통합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롯데제과는 월드콘, 스크류바, 수박바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푸드는 구구, 돼지바, 빵빠레, 빠삐코 등이 있다.
생산기지 조정을 통한 물류비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롯데제과는 영등포, 양산, 대덕에 롯데푸드는 천안에 빙과 생산공장이 있다. 또 원재료 공동 구매를 포함해 생산, 유통 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중으로 운영하는 영업 구조를 하나로 합치면 유통 부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태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할 경우 생산, 유통 부문에서 고정비가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빙과사업 합병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신고가 접수되면 기업결합으로 인한 시장 경쟁 제한 여부 등을 조사한다. 합병시 시장점유율은 아이스크림 시장 절반(45.2%)에 달한다.
이에 대해 공정위 측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같은 그룹사에 속한 법인”이라면서 “기존에도 계열사별 시장점유율은 하나의 법인으로 합쳐서 계산하기 때문에 경쟁 제한성이 없는 기업결합으로 추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