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그룹 자회사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는 31일(현지시간) 데스티니(Destiny) 시리즈를 개발한 미국 게임개발사 번지(Bungie)를 36억 달러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닛케이(日本經濟新聞) 등 외신들에 따르면 SIE의 번지 인수는 올들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이은 글로벌 게임업계의 세 번째 대형 인수합병(M&A)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게임업계간 유력 게임작품과 개발인력 확보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번지는 미국 서부 워싱턴주에 소재한 게임개발회사다. 1인칭 슈팅게임인 데스티니를 개발한 외에 현재는 MS산하의 게임 스튜디오가 취급하는 ‘할로(Halo)’ 시리즈를 개발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직원은 약 900명이며 SIE와는 지금까지 ‘플레이스테이션(PS)’용 소프트웨어 공급을 통해 협업관계를 맺어왔다.
소니그룹의 요시다 켄이치로(吉田憲一郎) 회장겸 사장은 성명에서 “소니그룹이 가진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와 기술자산을 활용해 번지의 진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소니는 번지의 게임개발과 직원채용을 강화하는 외에 게임으로 확보한 지적재산(IP)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에 활용해 나갈 방침이다.
번지의 피터 퍼슨스 최고경영자(CEO)도 “게임업계는 당사의 IP활용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SIE가 지난해에 인수한 게임협력사만 모두 5개업체에 달했다.
SIE는 지난해 6월 핀란드 아케이드 슈팅게임개발사 하우스마퀴를, 7월에는 네덜란드의 닉스소프트웨어를 인수했다. 또한 9월에는 파이어스프라이트를, 10월 들어서는 게임 리마스터와 리메이커 명가인 블루포인트게임즈를 매수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올들어서도 대형M&A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MS가 자사 최대규모인 687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소프트웨어 대기업 액티비전 브리자드를 매수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미국 테이크 투 인터랙티브 소프트웨어가 모바일게임사 미국 징가를 127억 달러에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게임시장의 성장과 구조변화가 대형 M&A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네덜란드 조사회사 뉴즈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게임시장규모는 약 1800억 달러에 달했다. 5년전 22억명이었던 게임인구는 지난해 30억명으로 불어나 영화와 음악시장을 크게 넘어선 엔터테인먼트로 성장했다. 미국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IT대기업도 게임사업에 손을 대고 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