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일이 다가오면서 건설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발생에 건설사 안전불감증에 대한 지적이 높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대재해법이 시행돼 중대재해로 처음 적발되는 업체는 '시범케이스'로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고 현장에 대한 부실 공사 정황이 드러나면서 건설안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지키지 않아 근로자 등에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최고 경영자까지 처벌된다. 1년 이하 징역형이나 10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건설업은 업무 특성상 사고 위험이 일반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국토교통부의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 자료에 보면 지난해 전국 건설현장에서 3만4385건의 각종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붕괴 사고는 1만4207건으로 41%에 달한다.
지난해 건설공사 현장에서 사망한 근로자는 222명이나 된다. 사인은 추락이 110명으로 가장 많았고, 깔림 사고가 48명·물체에 부딪힘이 24명이다.
중대재해법 '예고'에 따라 건설업계는 초긴장 상태이다. 건설사들은 유례없는 조기 명절 연휴를 도입하는 등 우선은 시간을 벌면서 대안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27일부터 현장 작업을 중단하고 설 연휴에 들어갔으며, 포스코건설은 27~28일 휴무를 권장했다. 현대건설은 27일을 '현장 환경의 날'로 지정하는 등 사실상 휴무에 들어간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에 적발될 경우 대표 처벌에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 추락하는 등 파장이 크기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당분간 필요한 공정만 추진하되 안전점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이후 신축 공사 현장에 안전관리 전담 인력을 대거 투입해 시공에 문제가 없는 지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며 "만약 안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공사를 중단하고 안전 점검과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건설 현장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건설안전법' 제정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6월 '건설안전특별법'이 발의돼 발주와 설계·시공·감리 등 모든 건설 단계별 주체에 안전관리 책무를 부여했다. 건설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할 경우 1년 이하 영업정지·매출액의 3%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그리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아닌 소규모 건설 현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개정안'도 발의됐다.
이 개정안은 지자체별로 산업안전지도관을 도입해 대부분 산업 현장에서 안전조치 여부를 감독하고, 법 위반 사항이 신고 되면 현장 확인부터 사후 처리까지 고용노동부에 통보하도록 했다.
최환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gcho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