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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K-푸드’…라면·초코파이 해외서 국민 음식으로 훨훨 성장

지난해 라면 수출액 전년 대비 11.73% 증가…2년 연속 최대 실적
작년 러시아 초코파이 매출 오리온 1000억, 롯데제과 500억원 달성
식품업계 전문 경영인 및 오너 3세 해외사업부 리더로 배치
국내외 공장 증설 통해 생산 능력 확대로 매출 성장 추진

안희진 기자

기사입력 : 2022-01-26 06:15

‘K-푸드’가 한류 열풍을 타고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해외 시장에서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오징어게임, BTS 인기 등 K-콘텐츠의 전 세계 확산과 제품 가격이 인상으로 라면, 초코파이 등 국내 상품이 해외에서 국민 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관련해 라면과 초코파이 등을 생산하는 식품업체들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농심, 삼양식품, 오리온, 롯데제과 등 주요 식품 업체들은 인사 개편, 공장 증설 등으로 전 세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러시아 현지에서 소비자가 오리온 초코파이를 고르고 있다. 사진=오리온 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현지에서 소비자가 오리온 초코파이를 고르고 있다. 사진=오리온

◆ 라면·초코파이 해외 시장에서 매출 연이어 상승 전망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6억744만달러(약 8032억원)로 전년 대비 11.73% 증가했다. 이는 2020년 수출액 6억357만달러(약 7188억원)를 넘은 수준으로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체별로도 해외 매출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농심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국내외 매출액 6900억원 중 해외 매출액은 3700억원으로 53.6%에 달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농심의 중국 및 미국 법인 매출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459억원)와 21%(1094억원) 상승할 전망이다.

미국 법인의 경우 북미 내 농심 브랜드 인지도 확장과 신라면을 비롯한 너구리, 짜파게티 등 라면 인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4분기 면스낵 품목 수출액은 110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8%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과업계는 러시아 시장 내 초코파이 품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러시아 법인 연매출이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기준 러시아 법인 매출액은 3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1%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22.2% 성장할 전망이다.

롯데제과의 경우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초코파이 4종(오리지널, 카카오, 바나나, 딸기)의 생산과 판매를 통해 연간 약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러시아 매출액은 143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과 삼양식품, 오리온은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면서 "삼양식품은 물류 적체 이슈가 일부 해소되면서 중국 중심으로 해외라면 수출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롯데제과는 러시아에서 초코파이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으며 현지 판매 라인 확대로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라면서 "다만 최근 루블화 약세 전환 및 대내외적 불확실성 요인의 영향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해외 경쟁력 강화 위해 인사 개편 및 생산 능력 확대 나서


식품업계는 해외 매출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올해 인사에 전문 경영인 및 오너 3세를 해외사업부 리더로 배치했다.

농심은 이병학 부사장과 박준 부회장을 공동대표 이사로 선임해 전문 경영인 체제로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낸다. 생산부문장 전무를 맡았던 이 부사장은 미국 공장 증설을 이끌고 있다. 박 부회장은 신라면의 세계화에 기여한 ‘국제통’으로 꼽힌다.

삼양식품은 김정수 부회장을 대표이사 겸 해외영업본부장으로 선임해 해외 사업 확대에 집중한다. 오너 3세 전병우씨는 콘텐츠 커머스 계열사 ‘아이엠애니’ 단독이사를 맡아 글로벌 브랜딩 구축 및 캐릭터 사업을 이끌 전망이다.

오리온은 이승준 사장을 대표이사 겸 글로벌연구소장으로 선임했다. 이 대표는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인 ‘꼬북칩’과 ‘닥터유 단백질바’ 등을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 잇달아 선보였다. 올해는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며 해외 법인의 공격적인 진출을 꾀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제과의 경우 롯데그룹 식품 총괄 대표를 맡은 이영구 대표가 롯데제과 대표를 겸직한다. 롯데제과는 지난 2020년 제과업계 1위 자리를 오리온에게 내준바 있다. 이 대표는 30년 넘은 롯데맨의 풍부한 영업 경험으로 롯데제과의 국내외 법인 수익성을 개선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공장 증설을 통한 생산 능력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농심은 올해 9~10월 미국에 제 2공장 시가동을 준비 중이다. 해당 공장을 통해 연간 3억5000만개의 라면을 생산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양식품은 오는 4월 밀양신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신공장이 가동되면 생산 능력이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올해 러시아 트베리주 크립쪼바에 신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신공장이 가동으로 초코파이 연간 공급량이 10억개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제과도 최근 러시아 현지 법인에 약 340억원을 투자해 초코파이 생산 라인과 창고 건물을 증축했다. 이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더해 올해 현지에서 2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심은주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식음료 업체들이 전문 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오너 3세를 해외 사업부에 배치하는 등 조직 개편을 통해 신사업을 추진하고 해외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지혜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K-푸드에 대한 글로벌 관심 확대로 인해 라면과 제과, 가공식품의 수출 성장과 관련 기업 생산 능력 성장을 통한 추가 성장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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