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노동 시장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등을 우려한 약 400만 명 가량의 근로자들이 노동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는 ‘대퇴직’(The Great Resignation)이 진행되고 있을 뿐 아니라 직업이나 직장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금융회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직장인의 39%가 올해 전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폭스뉴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사에서 전직하려는 근로자는 모든 연령층에서 고르게 나타났으나 특히 18~24세의 Z세대 젊은 층의 전직 희망 비율이 47%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았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전직하려는 이유는 코로나19 대유행 시대를 겪으면서 노동관과 가치관 등에 변화가 왔기 때문이라고 폭스뉴스가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전직 희망 사유로는 봉급 인상 이외에도 스트레스 덜기, 근무 자율성 확대, 가치관 변화 등이 꼽혔다. 특히 여성이 남성에 비해 원격 근무가 가능하거나 근무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일자리를 더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2%가 올해에는 경제적으로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해 말 조사와 비슷한 수치이다. 그렇지만, 2020년도와 비교할 때 지난해에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한 사람의 40% 가량이 인플레이션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43%가 올해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역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근로자의 대퇴직 현상은 최소한 지난해 10월까지 계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해 10월에 퇴직자는 416만 명으로 그 전날의 436만 명에 비해 4.7%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전체 노동 인구의 2.8%에 달하는 수치이다. 미국에서 10월에 비어있는 일자리는 1,103만 개에 달해 그 전달에 비해 4.7%가 늘었고, 이는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이다.
미국의 11월 실업률은 4.2%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2020년 2월의 3.5%에 근접해가고 있다. 그러나 그 당시와 비교하면 전체 근로자 숫자가 400만 명가량 줄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