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대명사 비트코인(BTC)이 출시된 후 12년,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이더리움(ETH)이 탄생한 후 6년이 흘렀다. 당시만해도 미지의 영역이었던 블록체인은 지난 몇 년 동안 투자 광풍을 일으켰고, 이제 'P2E(Play to Earn)'라는 슬로건 아래 게임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P2E 게임'의 기원은 이더리움에서 2017년 창안된 'NFT(대체 불가능 토큰)'로 거슬러 올라간다. NFT란 개별 구분 없는 '대체 가능 토큰'인 암호화폐와 달리 서로 구분되는 특징, 곧 희소성 있는 토큰으로 이는 거래 가능한 가상 세계속 고양이나 몬스터를 수집하는 게임 '크립토 키티', '엑시 인피니티'로 이어졌다.
'게임을 하며 돈을 번다'는 뜻을 가진 P2E는 게임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PC 게임을 대표하는 유통 플랫폼 스팀이 P2E 게임 서비스를 전면 금지하는 등, 오히려 기존 게이머 상당수가 'P2E 게임 열풍'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게이머들이 암호화폐와 NFT를 비판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는 환경 문제다. 디지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비트코인 채굴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가스가 칠레 전체 생산량과 맞먹는다. 이더리움 기반 NFT 등도 채굴 과정에서 상당한 탄소 가스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호화폐·NFT 채굴 과정에 그래픽 카드가 소요되고, 이로 인해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역시 게이머들이 블록체인 열풍에 웃지 못하는 이유다. IT 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카드 RTX 3090의 소비자 정가는 1499달러이나, 올 하반기 중고 시장에서 평균 294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럽 대표 게임사 유비소프트는 지난 8일 게임과 연동된 NFT 프로젝트를 공식 출범하며 탄소 가스 배출, 게임 생태계 변화를 최소화하는 등 'ESG 이슈'를 고려하겠다고 발표했다. ESG란 환경·사회·경영구조 등 측면에서 회사 내외적으로 소통하며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천하는 것을 일컫는다.
상당수 게이머들은 일차원적으로 '돈'만 좇는 이들이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이 계속 서비스되고, 회사가 게이머들과 적극 소통하기를 원한다. P2E 게임에 적극 진출하려는 업체들은 '돈 버는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지속 가능한 게임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해야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