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지난해 부터 이어져온 반도체 수급 문제와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차량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완성차 업계의 깊은 고민이 시작됐다.
10일 환경부는 올해 8월부터 차량제작사, 지자체, 관계부처 등과 협의해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2년 전기자동차 구매보조금 지침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전기차 보조금 예산도 1조9352억 원으로 올해(1조1226억 원)에 비해 8126억 원 늘었다. 하지만 대당 최대 국고보조금은 8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줄었다.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량은 증가하지만 대당 보조금은 줄어드는데다 가격 기준도 강화된다.
보조금 100% 기준은 현행 6000만 원 미만에서 내년 5500 만원 미만으로, 보조금 절반 지급 기준도 현행 9000만 원 미만에서 내년 8500 만원 미만으로 변경된다.
판매가 5990만 원인 전기차가 올해 최대 800만 원의 국고 보조금을 받았다면 내년에는 350만 원만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지자체 보조금도 정부 보조금에 비례해 줄어들기 때문에 서울의 경우 5990만 원인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550만 원의 보조금이 줄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내년에도 치열한 전기차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체들은 차량가격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현재 시행되는 보조금을 받기위해 6000만 원 미만으로 책정된 차량은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의 GV60, 메르세데스-벤츠 EQA다.
6000만 원대 미만으로 가격을 책정해 보조금을 100% 받을 예정이었던 아우디 Q4 이트론 역시 5500만 원으로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보조금을 100% 받지 못한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일부 모델 역시 5500만 원을 넘어 기준에 부합하지 않게 된다.
문제는 원자재·물류비용 상승 등으로 '가격상승'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세계 자동차 업계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인한 반도체 가격 상승과 생산차질, 물류비용 급증, 철강·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에 봉착했다.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1차 공급난, 올해 중순의 2차 공급난 여파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으며, 완성차 기업은 적기 생산·판매가 어려운 상태다.
자동차 열연강판(미 중서부 가격)은 지난해 1월 부터 지난달까지 149% 올랐다. 같은 기간 냉연강판은 112%, 알루미늄은 49%, 마그네슘은 146%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다.
이런 상황 속 내년 출시가 예정된 폴스타 전기차 '폴스타2'와 아우디 'Q4 이트론', 현대차 '아이오닉 6' 등의 가격이 어떻게 책정이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원자재 가격으로 차량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보조금을 받기위해 차량가격을 낮춰야 하는 애매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소비 진작을 위해 낮아진 전기차 보조금 기준에 맞게 가격을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자동차 업계의 깊은 고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정부가 아직 이런 결정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윤곽이 잡힌 것은 맞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