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혼자 술을 즐기는 '혼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주류 수입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 맥주를 제치고 주류 수입 1위에 올랐다.
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수입액은 전년보다 8.2% 늘어난 11억 달러를 기록해 코로나19로 인한 회식, 모임 자제에도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와인 수입이 27.3% 급증했다.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3억 3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와인병(750미리) 기준 약 7300만 병 수준이다. 올해도 지난 7월까지의 누적 수입액이 3억 2500만 달러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액에 육박했다.
지난해 수입 와인의 종류별 비중(수입금액 기준)을 보면 레드와인(65.6%), 화이트와인(17.8%), 스파클링와인(14.1%) 순이었다. 수입국은 프랑스(28.3%), 미국(17%), 이탈리아(14.8%), 칠레(17.7%), 스페인(7.8%) 순으로 많았다.
주류 수입 1위를 지켰던 맥주는 지난해 수입액이 2억 27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9.2% 줄어 와인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맥주 수입액은 지난 2018년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일본맥주 수입액은 2018년 1위였지만 무역 분쟁 이후 지속 감소해 올해 1∼7월 기준 10위로 떨어졌다. 1위 맥주 수입 국가는 네덜란드(19.8%), 2위는 중국(16.9%)이다.
관세청은 "일본맥주 수입이 2018년 25.3%, 2019년 14.2%, 2020년 2.5%로 감소한 가운데 국산 수제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전체 맥주 수입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무알콜 맥주의 수입은 2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3.5% 급증했다.
양주 수입액은 지난해 유흥업소 등이 방역 조치로 영업제한에 걸리면서 13.6% 줄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48.1%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집에서 즐기는 술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관세청은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주류 수출은 3억 74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0.3% 줄었다.
올해 1∼7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수출액이 다시 9.8% 늘었고 특히 최근 소주와 혼성주(양조주나 증류주에 과실, 약초 등을 첨가해 가공한 술)의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억 4000만 달러를 수출했고 올해 1∼7월에도 56.6% 늘어난 1억 달러 규모를 수출했다.
이하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