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습니다. 최근 사태 수습을 하느라 이러한 결심을 하는 데까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통해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식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인은 '불가리스 사태'다.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해당 내용은 보도 직후 큰 파장을 불러왔다. 전국 곳곳에서는 불가리스 제품이 품절되며, 남양유업의 주가가 폭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이 남양유업의 실험 결과에 신뢰성이 낮다고 밝히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고발하며 사태는 심각해졌다. 세종공장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불매운동의 바람도 뜨거워졌다.
그동안 남양유업은 크고 작은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로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으며 지난해에는 홍보대행사를 통해 경쟁사인 매일유업의 제품을 비방하는 글을 온라인에 지속해서 게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가운데 홍원식 회장이 경쟁사 비방을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번 사과는 조금 달랐다. 그동안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던 홍 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과거 일까지 언급하며 여러 차례 울먹이기도 했다. 상황이 최악으로 번지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남양유업의 진심담긴 실천이다. 홍 회장의 '눈물 사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남양은 심기일전해야 한다. 남양유업의 1500여 명의 임직원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길 바란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