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를 앞세워 세계 주요 국가에 진출한 SPC그룹은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가맹사업을 본격 확대하며 한국 프랜차이즈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5월 현재 프랑스, 베트남, 싱가포르 등 해외 지역에 총 420여 개의 파리바게뜨를 운영하고 있다.
SPC그룹은 올해 안으로 캄보디아, 캐나다 등에도 신규 매장을 개설하는 등 글로벌 사업 영역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평소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독자적인 원천 기술을 가져야한다"면서 품질경영을 강조하고 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SPC그룹은 2015년 자체 발굴에 성공한 토종효모와 유산균에 대해 지난 4월 미국, 중국, 프랑스, 일본 등 4개국에 총 12건의 특허 등록을 마쳤다.
또 최근 말레이시아 수석장관 일행과 생산기지 건립 등 현지 투자 계획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향후 파리바게뜨 사업뿐만 아니라 SPC GFS의 원료 소싱, SPC삼립의 현지 사업 진출 등을 모색할 전망이다. 또 말레이시아를 허브로 삼아 할랄 시장 진출을 강화할 계획도 세웠다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 ‘파리바게뜨’, 中‧美 필두로 한국 베이커리 우수성 전파
SPC그룹은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첫 파리바게뜨 매장을 열며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2011년 11월에는 국내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중국 난징에 점포를 냈고, 2012년에는 다롄 등에 신규 점포를 출점하며 거점을 확대했다. 2012년 8월에는 중국 100호점을 돌파했고, 2016년에는 중국의 신흥 발전 지역인 서남부 내륙의 쓰촨성 청두까지 진출했다.
2017년부터 가맹점 수가 직영점 수를 앞질러 현재 중국 300여 개 파리바게뜨 매장 중 3분의 2 이상이 가맹점이라고 SPC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매장 확산 속도도 급격히 빨라져 중국에서 파리바게뜨 100호점 이후 200호점을 내기까지 6년이 걸렸고, 그 이후 300호점이 탄생하는 데는 1년 4개월밖에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
SPC그룹은 2019년 4월 총 400억 원을 투자해 톈진시 서청경제기술개발구에 축구장 3개 면적 크기(2만 800㎡)의 ‘SPC톈진공장’도 건립했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베이징, 상하이, 텐진, 항저우, 쑤저우, 난징, 다롄 등 중국 주요 도시에 300여 개 매장을 두고 있으며 향후 중국 서남부의 대표 도시인 충칭, 광둥성 지역까지 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SPC그룹은 미국에도 2002년 현지 파리바게뜨 법인을 설립해 2005년 10월 LA 한인타운에 1호점을 열었다.
이후 파리바게뜨는 한국의 대표 베이커리로서 미국 시장에서 ‘오봉팽’ ‘파네라 브레드’ ‘프레따망제’ 등 현지 베이커리 브랜드들과 진검승부를 펼쳐왔다. 현재는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중심으로 총 7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SPC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미전역에 2000여 개까지 파리바게뜨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파리바게뜨는 2013년부터 뉴욕 맨해튼 주류시장 상권인 타임스스퀘어, 미드타운, 어퍼웨스트사이드 등에 진출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6년 5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파리바게뜨 호스테터점을 열며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SPC그룹은 맨해튼 주류상권 공략을 위해 거점전략을 펼쳤다. 거점전략은 권역별 핵심 상권을 동시에 공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확장을 위한 도심 거점을 확보하는 파리바게뜨의 신규지역 진출 전략이다.
이를 위해 회사 측은 11년간 지역별 상권을 분석하고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과 마케팅을 테스트하며 가맹사업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미국 외 지역으로의 영토 확장도 활발히 이뤄졌다.
2012년 3월에는 베트남 호찌민에 글로벌 파리바게뜨 100호점인 ‘베트남 까오탕점’을 열고 동남아 진출의 신호탄을 알렸으며, 같은 해 9월에는 싱가포르에 첫 파리바게뜨 점포를 열었다.
2014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 진출하며 유럽과 범 프랑스 문화권 국가에 발을 내디딜 계기를 마련했다. 1호점의 성공에 힘입어 2015년 7월에는 파리 오페라 지역에 2호점도 선보였다.
파리바게뜨는 2014년 국내 최초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진출했고 2017년에는 추가로 3개의 매장을 더 선보였다. 2019년 상반기에는 복합상업단지인 ‘주얼창이’에 파리바게뜨를 비롯한 메종 드 PB, 커피앳웍스, 쉐이크쉑 등 4개 브랜드 매장을 동시에 열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딜리버리 서비스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바탕으로 쉐이크쉑 4개 매장을 추가 오픈했으며, 지난 4월 말에는 쉐이크쉑 싱가포르 6호점인 그레이트 월드점을 개점했다.
◇ ‘맛과 현지화’가 가장 큰 전략
SPC그룹 글로벌 전략의 핵심은 고급화, 다양화, 고품질화, 현지화다.
진출 초기에는 구매력이 높은 상류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차별화하고, 고객 친화적인 이벤트와 체험 마케팅 활동을 꾸준히 진행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
이후 다양한 품목을 구성해 고객에게 선택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고급 원재료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여 고객에게 신뢰를 준다.
마지막으로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특화된 메뉴 비중을 20%로 유지하고, 현지 인력 채용으로 진정한 현지화를 실천한다는 게 회사 측의 계획이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가 성공적으로 세계 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맛과 현지화'를 꼽으며 “현지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맛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일례로 파리바게뜨는 미국에서 고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 마케팅을 꾸준히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부지역에는 현지 소비자들이 가족 단위로 참여하는 케이크 클래스를 마련했고, 동부지역에는 매월 현지인을 대상으로 샌드위치 클래스를 개최했다.
파리바게뜨의 체험행사는 지역 교민들에게는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하고, 현지인에게는 우리 제품의 우수한 품질을 체험할 기회로 작용하며 현지 지역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익숙하지만, 현지에선 낯선 판매 콘셉트인 쟁반과 집게를 이용한 ‘셀프’ 선택시스템도 현지인들에게 편리하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섰다.
대부분의 현지 베이커리는 줄을 서서 원하는 서서 매장 직원에게 요청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나, 파리바게뜨의 경우 고객이 이름표로 내용물을 파악해 여유롭게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이는 개인의 취향을 중요시하는 현지 문화에 잘 맞아떨어진 운영 방법이다.
또 미국 파리바게뜨에서는 페이스트리와 크루와상, 샌드위치 등의 인기가 높은데, 이는 현지인들도 감탄할 만큼 뛰어난 맛과 더불어 커피가 생활화된 미국인들이 커피와 함께 즐기기에 좋은 제품이라는 점이 잘 맞아떨어진 것으로 SPC그룹 관계자는 분석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