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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간 극장가에도 봄은 오는가

멀티플렉스 극장 3사, 지난해 자구노력 불구 코로나로 실적 '최악'
관객수 점차 늘고 '미나리' 등 신작 상영으로 완만한 회복세 기대

손민지 기자

기사입력 : 2021-03-06 07:30

CJ CGV,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 등 멀티플렉스 극장 사업자들의 부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로고이미지 확대보기
CJ CGV,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 등 멀티플렉스 극장 사업자들의 부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로고
극장가에 ‘실적 회복’이라는 봄이 올 수 있을까?

지난해 코로나19로 극장가는 큰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지난 2월 19일 발표한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체 극장 관객 수는 2019년 대비 73.7%, 매출은 2019년 대비 73.3% 감소했다.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시작된 2004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고군분투에도 실적 회복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CJ CGV(이하 CGV)는 지난해부터 시장 안팎에서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2209억 원 규모 유상증자(8월)와 함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800억 원어치를 발행했으며(10월) CJ그룹으로부터 30년 만기로 2000억 원의 운영 자금을 차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CGV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은 14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7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93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2019년 4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300%를 초과했다.

연간 매출은 2019년 대비 70% 감소한 5834억 원으로 영업적자는 3925억 원, 당기순손실은 7453억 원에 이른다. 터키법인과 관련된 총수익스왑(TRS) 손상이 492억 원 계상됐고,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업 통합법인인 CGI 홀딩스 관련 손실은 1084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CGV 관계자는 “자본 확충을 위해 외부 투자자 유치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확실히 논의된 구체적인 사안은 아직 없다”면서 “오는 5월 TRS 만기로 현금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인데 사전에 충분히 자금 확보를 해 이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롯데컬처웍스의 지난해 매출은 2019년 대비 65.5% 줄어든 2657억 원으로 추산된다. 영업 적자는 1600억 원으로 당기순손실 규모만 235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연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800%를 넘어섰다.

앞서 롯데컬처웍스의 수익성은 2019년 모회사인 롯데쇼핑으로부터 베트남 영화관 사업을 편입하면서 한 차례 떨어졌다. 당시 리스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당기순손실(별도 기준 527억 원)이 커졌는데 장부가액 279억 원을 전액 손상 처리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타격이 더해지자,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8월에 이어 올해 1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 2일 롯데컬처웍스는 기존에 빌린 기업어음 600억 원(최초 발행)의 만기를 맞았다. 사모채는 400억 원 규모이며, 신용등급은 A0다.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메가박스중앙도 비슷한 처지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019년 대비 68.6% 감소한 1045억 원이다. 영업적자는 682억 원, 당기순손실은 671억 원을 기록했다.

서울 성수동 사옥 준공에 따른 차입금부담 확대까지 겹쳐 연결기준 자본금은 지난해 말 798억 원까지 줄어들었고, 같은 시기 부채비율은 983.7%로 1000%에 근접했다.

메가박스중앙은 최근 영화제작사들을 다수 인수했으나 영화 개봉 연기로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 종식시점까지 실적회복을 기대하기가 어려우며 적어도 올해안에 실적회복 가시화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신작 개봉으로 인한 관객 수의 증가다. 영진위에 따르면 전체 관객 수는 지난 1월 179만 명, 2월 311만 명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월 전체 관객 수는 2020년 1월 대비 89.4%(1506만 명) 감소한 수준이지만 3~4월 개봉작들이 선전하면 극장가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메리츠 증권의 한 연구원은 "3일 개봉한 '미나리'가 첫 날 4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고, 4월과 5월에는 각각 '서복', '블랙위도우' 개봉이 예정돼 있어 침체된 관람객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면서 "눌려있던 중국의 소비 수요 회복 기조는 올해 이어질 전망이며, 베트남 지역도 지연됐던 기대작들 상영이 3월부터 재개되 해외 사업이 전년 대비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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