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치 넘은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
한국콜마의 2020년 4분기 매출은 3411억 원, 영업이익은 45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약 100% 증가하면서 시장의 기대치를 큰 폭으로 넘어서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액 1조3142억 원, 영업이익 114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2% 증가했다.
한국콜마의 실적은 자회사인 에이치케이이노엔의 압도적인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 에이치케이이노엔의 영업이익률은 22%을 기록했다. 평소 4분기가 성수기지만 영업이익률은 15%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는 영업이익률도 크게 뛰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회성이익도 없었기 때문에 상장을 앞두고 제대로 실적을 만들어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며 “한국콜마 영업이익에서 이노엔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르기 때문에 당분간 실적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치케이이노엔은 자체 개발한 위장 신약 케이켑 판매와 두창백신 수주 확대가 매출 증가를 이끌며 원가율 개선과 영업이익 확대에 기여했다. 케이캡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78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배 증가하는 등 한국콜마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 전문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숙취해소제 ‘컨디션’ 등도 지난해 4분기 들어서는 매출 회복세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부진한 화장품 부분은 올해 해결해야할 숙제중 하나다.
한국콜마의 지난해 4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은 1375억 원, 영업이익은 7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17%, 2% 감소한 실적이다. 화장품 실적 부진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외 화장품 시장이 위축되며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매출감소보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더 적게 나타나면서 비용절감과 사업 효율성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화장품 실적이 부진했지만 저점을 지난 것으로 분석되는 점도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장품 부문은 지난해 4분기 회복세를 보였으며 중국 무석콜마는 온라인 고객사가 크게 늘면서 전년 대비 매출이 90% 증가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HK이노엔의 IPO 계획이 2022년에서 하반기로 당겨지며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2020년 하반기에 이어 2021년에도 한국콜마 사업 포트폴리오 내에서 경쟁 우위를 부각하며 전사 성장성과 수익성 확대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4분기 화장품은 애터미 효과, HK이노엔은 케이캡의 매출 호조와 일부 백신 수주가 더해졌는데 계절 특수도 반영됐지만 회사 전체로 성장성이 강화하는 기준점을 맞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2021년에도 화장품은 애터미, HK이노엔은 컨디션의 안정성에 케이캡의 성장으로 포트폴리오 경쟁력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콜마 주요사업은
화장품 ODM 사업, 제약 전문업체
한국콜마는 2012년 10월 2일 (구)한국콜마주식회사로부터 분할 설립된 화장품 ODM 사업과 제약 전문업체다.
지역별로 보면 국내에는 세종시에 화장품 기초와 색조 공장이 있으며 경기도 부천시에 화장품 색조 공장, 서울시 서초구에 종합 기술원, 에이치케이이노엔이 이천 오송 등 8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는 중국, 미국, 캐나다, 베트남 등 5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화장품 부분은 ODM 방식이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 ODM은 Original Development & Design Manufacturing 의 약자로 한국콜마가 직접 처방을 연구 개발해 해당 기술을 소유한 상태에서 거래처의 주문에 의해 납품되는 방식으로 화장품 부문 매출의 대부분이 ODM에 해당한다. 시장 내 포지셔닝을 살펴보면 소비자가 기준 중고가 위주의 일반 화장품과 기능성 화장품 전반에 걸쳐서 매출을 창출하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을 비롯한 600여개 이상의 고객사와 거래하고 있다.
제약부문은 의약품 제조판매업 자회사인 에이치케이이노엔에서 담당하고 있다. 또 에이치케이이노엔은 전문의약품 사업과 H&B 사업을 하고 있다. 에이치케이이노엔은 1984년 씨제이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로 사업을 시작해 2006년 한일약품을 인수, 전문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2014년 4월 씨제이제일제당에서 물적분할해 법인을 설립했으며 2018년 4월 한국콜마에 인수됐다. 에이치케이이노엔 대표 품목은 컨디션과 헛개수가 있으며 컨디션은 숙취해소음료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에는 컨디션환 제품 리뉴얼을 출시했다.
■투자포인트
화장품 저점 지나고 에이치케이이노엔 호실적 지속 기대감
주요 증권사 연구원들은 한국콜마의 화장품 부문이 다소 부진했지만, 자회사인 에이케이이노엔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점은 긍정 평가를 하고 있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본업인 화장품 부문 회복 속도는 다소 지연되고 있으나 연내 상장을 앞둔 에이치케이이노엔의 수익성이 크게 상승해 상장 가치에 반영이 예상된다”며 지분가치 재평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상장 전까지 한국콜마의 주가 흐름은 에이치케이이노엔의 견조한 실적과 상장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 효과 반영돼 점진적인 우상향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부분은 대체로 부진했으나 저점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자회사 에이치케이이노엔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제약사로 점차 변모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제는 주가 동인이 에이치케이이노엔”이라며 “전사 영업이익의 제약 비중이 2018년 45% 수준이었으나 4Q20에는 85%까지 상승했고 2020년 연간으로는 74% 수준”이라고 말했다. 자체신약 매출이 증가 추세로 견고한 실적이 기대되며 핵심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전 여부 등이 모멘텀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자가면역질환,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치료제 등으로 현재 각각 국내임상 1상, 유럽임상 2상을 하고 있다. 화장품 부문의 실적 또한 저점 통과 중으로 2021년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 한국콜마 영업이익에서 이노엔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르기 때문에 당분간 실적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화장품 사업에서는 무석법인 매출이 많이 증가한 점이 의미 있다”며 “중국 사업 투자의 결실이라는 측면에서 또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에 편승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숙원 사업 하나가 풀리는 것이기 때문이며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프리미엄 요인이기도 하다”고 전망했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