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온·오프라인을 통합하고, 스포츠와 쇼핑을 결합한 마케팅을 해보겠다는 신박한 발상으로 유통업계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먼저 신세계그룹은 SK와이번스 인수로 체험형 유통시대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모바일 활동이 열정적인 야구팬들을 끌어모아 경쟁사들을 넘어서겠다는 복안인데, 야구장을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바꿔 신세계그룹의 서비스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0~20대 야구팬이 향후 소비력을 갖추게 됐을 때 신세계 계열사의 ‘충성 고객'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미래 먹거리로 볼 수 있다.
새로운 차원의 체험형 매장을 마련한 셈인데, 미국·유럽 등에서는 이미 스포츠 경기장에 쇼핑센터·호텔·식당 등을 더해 복합문화시설로 개발하는 사업이 유행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또 다른 큰 그림은 네이버와의 협업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28일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났는데, 국내 1위 검색 포털 네이버를 바탕으로 급성장한 네이버 쇼핑과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신세계그룹의 제휴 가능성에 유통업계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양사의 만남을 두고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지분 교환이나 전략적 제휴로 온‧오프라인 유통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다. 쿠팡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고, SK텔레콤 자회사인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을 잡은 만큼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커머스의 강세 속에서 정 부회장은 자체적인 오프라인 역량만을 믿기보다, 스포츠 팬덤을 활용하고 이커머스 업체와의 협력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그의 행보는 코로나19 시대에 혁신과 협력이 큰 힘을 발휘할 것임을 예고한다. 정 부회장이 그린 청사진으로 유통 플랫폼 다각화와 함께 고객의 경계 없는 소통과 경험의 공유가 이뤄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