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편의점 등 유통매장이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인 점포로 탈바꿈 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오는 2월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서울지역 최대 규모(영업면적 2만 7000평)의 백화점 ‘더현대 서울’을 개점한다. 2011년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이후 10년 만에 서울에 신설되는 백화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깬 파격적인 공간 디자인과 새로운 매장 구성이다.
현대백화점은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오픈 때부터 사용해왔던 ‘백화점’이란 단어를 과감히 지웠다. 또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점포명에 구·동 등 지역명이나 건물명 대신 ‘서울’을 사용했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여의도’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서울시민들에게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지하 1층에 선보이는 식품관의 이름은 ‘테이스티 서울(Tasty Seoul)’로 지어졌는데, 여기에는 홍콩의 침사추이, 프랑스의 샹젤리제 등 전 세계 맛집 거리에 버금가는 ‘글로벌 식(食)문화 공간’으로 키워나가겠다는 회사 측의 포석이 깔려있다.
더현대 서울의 지상 1층~5층은 매장 형태가 타원형의 순환동선 구조로, 마치 대형 크루즈를 떠올리게 디자인돼 있다. 고객들이 매장을 걷는 동선 너비도 최대 8m로 넓혔다. 이는 유모차 8대가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크기로, 다른 백화점 점포보다 2~3배 넓다.
또 더현대 서울은 전 층에서 자연 빛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천장은 모두 유리로 제작됐고, 채광을 위해 천장부터 1층까지 건물 전체를 오픈시키는 건축 기법(보이드, Void)을 활용한 공간도 마련했다. 특히 1층에는 12m 높이의 인공 폭포와 자연 채광이 가능한 ‘워터폴 가든(740㎡, 224평)’이, 5층에는 3,300㎡(1,000평) 크기의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가 조성돼 있어 쇼핑하면서 자연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외에 문화·예술과 식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컬처 테마파크’, 미래형 쇼핑 콘텐츠인 ‘무인 매장’도 더현대 서울의 볼거리로 빼놓을 수 없다.
이 중 무인 매장은 백화점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스마트 스토어’로, 패션잡화, 생활용품, 식음료 등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숍 형태로 꾸며질 예정이다. 고객이 휴대폰 앱에 결제수단을 미리 등록해 놓으면, 상품을 갖고 매장을 나갈 때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여기에는 현대백화점그룹 IT 전문기업인 현대IT&E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업해 개발한 자체 기술이 적용됐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더현대 서울을 서울의 대표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키울 방침이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쇼핑 경험과 가치를 고객들에게 제공해 ‘미래 백화점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CU는 ‘미래형 편의점’이라고 불리던 최첨단 편의점 모델을 현실로 가져왔다. BGF리테일은 이날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테크 프렌들리(Tech Friendly) CU’ 1호점인 CU삼성바이오에피스점을 오픈했다.
테크 프렌들리 CU는 국내 리테일 시장에 최적화된 첨단 기술을 적용해 고객 친화적인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스마트 편의점을 지향한다. BGF리테일은 테크 프렌들리 CU의 슬로건 ‘No counter, No wait, Just shopping’에 맞춰 점포 입장부터 결제까지 전 과정이 논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구현했다.
그동안 국내 유통업계에서 선보여왔던 스마트 편의점은 해외 유통사의 무인 편의점을 벤치마킹한 테스트베드 수준에 머물렀지만, CU삼성바이오에피스점에서는 BGF리테일이 자체 개발한 회로 덕에 일반 CU와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BGF리테일은 2019년 7월부터 첨단 무인 리테일 기술이 도입된 시범 매장을 활용해 기존 스마트 편의점의 한계를 극복한 상용화 모델을 만들었다. 테크 프렌들리 CU의 상용화 비결은 BGF리테일이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POS 시스템’이다.
클라우드 POS 시스템에는 결제 수단, 멤버십 서비스, 제휴 할인 적용 여부, 월별 행사 품목 등 대량의 정보가 암호화돼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점포 내부에 설치된 비전캠(상품 이동 추적), 모션캠(동선 추적), 360캠(매장 전경 촬영), 보안업체 에스원의 보안캠(이상 행동 감지) 등 약 30대의 AI 카메라와 15g의 무게 변화까지 감지하는 선반 무게 센서가 고객의 최종 쇼핑 리스트를 파악하면 클라우드 POS 시스템이 이를 상품 정보, 행사 정보 등과 결합한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증정 행사 ▲결제 수단별 이벤트 ▲멤버십 포인트 사용‧적립 ▲통신사 할인 등 편의점 혜택을 일반 점포와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결제는 고객이 점포 게이트를 통과하는 즉시 사전에 등록한 CU의 셀프 결제 앱 ‘CU 바이셀프’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이뤄지며 영수증 역시 CU 바이셀프로 전송된다.
CU는 스마트 편의점의 문제점으로 꼽혀왔던 출입 편의성과 보안은 나이스정보통신㈜과의 기술제휴에 기반한 안면 인증 시스템으로 해결했다. 고객이 CU삼성바이오에피스점 입구에 설치된 안면 등록 키오스크에서 안면 정보와 CU 바이셀프 정보를 최초 1회만 등록하면 재방문 시에는 휴대폰 없이 페이스 스캔만으로 매장 출입과 상품 결제가 이뤄진다.
이건준 BGF리테일 사장은 “테크 프렌들리 CU는 먼 미래가 아닌 언제든 상용화가 가능한 첨단 기술의 정수다. 전국 1만 5000여 가맹점에 업계 최고 수준으로 고도화된 운영시스템을 제공하고 고객에게는 새로운 디지털 쇼핑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혁신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