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은 '나를 위해 지구를 위해'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표방하며 친환경 포장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비쳐왔다. 풀무원은 기술원 포장 연구팀을 별도로 꾸리고 '환경을 생각한 제조과정과 포장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 원료, 제조, 포장, 판매, 폐기 등에 이르기까지 제품 전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기울이는 것이다.
풀무원은 크게 네 가지 방향에서 친환경 포장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포장재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포장을 적용하며 ▲화학물질이 없는 포장재를 사용하고 ▲불필요한 포장을 줄인다.
◇ 탄산칼슘 혼합한 신소재로 플라스틱 줄여
풀무원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산칼슘을 혼합한 새로운 소재의 용기를 선보였다. PP(폴리프로필렌) 100%로 이루어진 식품 용기가 아니라 PP 비중을 70%로 줄이고, 나머지 30%는 탄산칼슘을 넣은 용기를 개발했다.
탄산칼슘을 혼합하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지만, 신장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성형이 어렵고 유통과정에서 훼손될 우려가 있다. 풀무원은 연구를 거듭해 단점을 극복한 성분과 비중 개발에 성공해 2019년부터 연두부 제품 3종, 나또 전 제품에 탄산칼슘을 혼합한 용기를 적용하고 있다. 일회용품을 제외한 일반 식품 용기에 탄산칼슘 혼합 기술을 적용한 것은 국내에서 최초다. 이 용기 적용으로 2018년 생산량 기준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98t 절감했다.
◇ ‘수분리 라벨’로 재활용을 쉽게
재활용의 첫걸음은 분리배출이다. 포장 용기를 이용한 후 페트병, 유리, 종이 등을 각각 분리해서 버려야 하는데, 이때 용기에 붙어있는 라벨을 떼어야 한다. 용기에서 라벨을 제거하는 일이 어렵고 번거롭다면 당연히 재활용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풀무원은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드레싱 등 제품에 수분리 라벨을 적용하고 있다. 수분리 라벨은 일반 접착제와 달리 65도가량의 물에 잘 녹는 약알칼리성 접착액을 사용한 라벨이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용기에는 점착 라벨을 붙이는데, 재활용 과정에서 라벨이 쉽게 떼어지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수분리 라벨이다. 가령 개별 소비자가 라벨을 떼지 않고 분리 배출해도 재활용 공정에서 세척 수조를 통해 라벨이 쉽게 분리되기 때문에 재활용률이 매우 높다.
◇ ‘수성잉크’로 화학물질 줄여 환경 물질 최소화
풀무원은 화학성분의 유성잉크 대신 수성잉크로 인쇄한 필름을 ‘생면식감’ 라면 제품 등의 포장재에 적용하고 있다.
수성잉크는 유성잉크에 비해 인체에 무해하며 친환경적이다. 그러나 유성잉크보다 인쇄 작업시간이 더 걸리며, 인쇄 품질도 떨어지고, 생산 단가도 높기 때문에 포장재 필름에 쉽게 적용하지 못한다. 포장재 필름 잉크는 수성으로 바꾼다고 해서 변화를 체감하거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굳이 생산성과 비용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수성 잉크를 사용하지 않는다. 풀무원은 화학물질을 줄이기 위한 결단으로 일부 포장재 잉크를 수성으로 바꿨으며, 이를 통해 기존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 125만t 절감했다.
◇ 포장은 줄이고, 내용물은 지키고
포장 간소화는 단순히 과대 포장을 걷어내는 것이 다가 아니다. 포장이란 내용물을 보호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므로 내용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풀무원은 이런 고민과 연구 끝에 4겹이던 ‘발효숙성흑마늘’ 포장재 재질을 3겹으로 간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페트(PET), 알루미늄(AL), 나일론(NY), 폴리에틸렌(LLDPE)으로 이루어진 4중 포장재에서 알루미늄을 빼고 3중 포장재로 만든 것이다. 3겹으로 줄이면 포장재 두께가 얇아지다 보니 포장재가 구겨지거나 유통과정에서 훼손될 수 있다는 약점이 있었으나,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기술 개발 끝에 3겹 포장재로도 안전한 포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알루미늄을 없앤 덕분에 포장을 뜯지 않고도 내용물을 볼 수 있는 투명창을 만들 수 있게 돼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뒀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