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이 일제히 '백화점 셧다운'(Shut down, 일시적 영업 중단)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정부가 지난달 1일 발표한 매뉴얼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가 시행될 경우 면적 300㎡ 이상의 대규모 유통시설은 문을 닫는다. 시민들의 원활한 생필품 구매를 위해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일부 예외를 두는 방안이 현재 검토되고 있으나 필수 업종이 아닌 백화점은 문을 닫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지난 17일 주요 협력사를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대비 온라인 운영 사전안내' 공문을 보내 “최소인원 근무로 온라인 운영을 희망하는 협력사와 브랜드의 경우 담당자에게 요청해 달라”고 공지했다. 온라인 참여를 희망한 협력사 물량을 그룹사 온라인 쇼핑 채널로 유도해 '셧다운 쇼크'를 최대한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셧다운이 현실로 될 경우 ‘롯데 온’에 들어오는 주문을 처리할 필수 인력만 출근하고 나머지 인원은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온라인 판매에 의존하더라도 매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 롯데백화점의 관계자는 “물류나 제조 쪽 업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에 온라인 사업도 큰 규모로 전개되리라 기대하기 어렵다. 아직 정부 지침이 내려온 게 없어 명확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21일 주요 협력사에 오프라인 매장 셧다운에 대비해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가 시행될 경우 오프라인 영업은 중단되며 교환, 환불 등 고객들에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현대백화점의 전체 협력사 수는 2000~3000개에 이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때는 온라인만 운영이 가능한 만큼, 백화점 공식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에 입점하거나 물량을 늘리는 등의 준비를 요청하기 위해 협력사 측에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도 협력사 측에 SSG닷컴 등 온라인 채널 운영 참여를 권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거래액 2조 8290억 원, 매출 9555억 원을 기록했다. 1·2·3분기 모두 거래액 9000억 원, 매출액 3000억 원을 넘는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프라인 매장 영업을 중단해야 할 경우, 온라인 수요로 기존 매출을 유지하기 어려울 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총 매출 중 온라인 비중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 3사와 달리 별도 온라인 채널이 마련돼 있지 않은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언제 문을 닫아야 할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정부의 지침만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도 명품관이 있는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나쁘지 않다. 매장 문을 닫아야할 경우 사실상 대응할 만한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코로나19 환자 발생 추이를 지켜보면서 오는 28일로 종료되는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 대한 연장 또는 격상 여부를 주말께 결정한다고 밝혔다.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12월 24일~1월 3일)이나 지방자치단체의 5인 이상 집합·모임 금지 조치와는 별개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