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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리바트, 왜 ‘가구 디자인 차별화’에 힘 쏟나?

가구업계 최초로 패스트 트랙 제도 도입하고 '원색 금기' 파괴 디자인 적용
"디자인이 가구 경쟁력"…개발 인력과 비용 높이고 연구소 신설 계획 검토

손민지 기자

기사입력 : 2020-11-17 13:55

현대리바트가 원색을 사용한 위트로 컬렉션을 내놓으며 가구 디자인 차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사진=현대리바트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리바트가 원색을 사용한 위트로 컬렉션을 내놓으며 가구 디자인 차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사진=현대리바트
현대리바트가 가구 제품 디자인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빨강·파랑 등 원색을 사용하고 철제·패브릭 등 다양한 소재를 조합해 디자인을 차별화한 ‘위트로(WE-TRO)’ 컬렉션을 지난 16일 출시했다.

◇가구도 파랗고 빨갛게… '원색 금기' 파괴
위트로 컬렉션은 국내 가구업계에서 메인 색상으로는 금기시돼 온 원색을 과감하게 사용한 ‘위트로 레드 에디션(13종)’, 무채색과 패션 디자인을 조합한 ‘위트로 블랙 에디션(6종)’, 단정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강조한 ‘위트로 콤마 에디션(4종)’을 비롯해 침대·소파베드·책상·수납장 등 총 23종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기획한 제품들은 주로 24~33㎡(8~10평) 크기의 원룸에 거주하는 밀레니얼 세대 1~2인 가구를 겨냥한 게 특징이다. 현대리바트는 침대에서 공부나 업무를 하거나, 집을 힐링의 공간으로 삼는 밀레니얼 세대의 생활습관을 반영해 제품을 디자인했다.

대표적으로 매트리스 무늬까지 디자인하고 침대 헤드 부분을 간이 책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레트로 침대’, 고양이가 쉴 수 있는 캣하우스와 스크래처(고양이가 발톱을 긁는 장난감)가 부착된 ‘콤마 펫수납장’, 여성 의류에 주로 사용되는 하운드투스 체크(사냥개 이빨처럼 생긴 체크무늬)를 그려 넣은 ‘블랙 와인 수납장’, 재활용 섬유를 사용해 만든 ‘리고 1인 소파’ 등이 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위트로 컬렉션은 기존 국내 가구업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디자인을 선보이겠다는 의도로 만든 제품이다”라면서 “기획 초기 디자인한 콘셉트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1~2회 생산하는 시제품을 4회 이상 생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현대리바트는 가구 디자인에 팝아트·수채화·유화 등에서 쓰는 다양한 예술 작업 기법과 이질적인 소재‧색상을 과감히 조합한 ‘팝 캐주얼 가구’ 컬렉션 16종을 선보였다.

현대리바트는 예술적 디자인을 접목한 제품을 출시하며 '젊은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현대리바트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리바트는 예술적 디자인을 접목한 제품을 출시하며 '젊은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현대리바트

◇ '프리미엄 리빙 수요 충족'이 목표

현대리바트가 이처럼 디자인 차별화에 나서는 것은 국내 가구시장에 진출한 이탈리아 ‘까시나(Cassina)’, ‘폴리폼(Poliform)’ 등 해외 명품가구들이 매장을 확대하면서 높아진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주52시간 근무제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리빙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이유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12조 원이었던 집꾸미기(홈 인테리어) 시장은 2023년에는 1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집꾸미기(홈 인테리어)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올해 현대리바트는 실적 개선을 이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3분기 누적 매출 1조 442억 원, 영업이익 337억 원을 거뒀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4.4%, 영업이익은 48.5% 늘었다. 3분기 달성한 실적만 보면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대비 7.7% 성장한 3220억 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대비 29.2% 증가한 89억 원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기존에는 호불호가 크게 나뉘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였다면, 앞으로는 패션기업처럼 제품 개발에 있어 디자이너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반영해 제품 디자인을 차별화하겠다”라면서 “국내 대형 가구 브랜드에서 처음 하는 시도인 만큼, 제품 개발 비용을 기존보다 3~4배 늘리고 신제품에 대한 매출 목표도 없앴다”고 말했다.

현대리바트는 디자인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들어 디자인과 제품 설계 등을 전담하는 개발 인력을 지난해보다 30%가량 늘렸다. 또 급변하는 라이프스타일 시장 유행을 제품 디자인에 신속하게 반영하기 위해 제품 개발 기간을 3개월로 줄이는 ‘패스트 트랙’ 제도도 가구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기존에는 제품 디자인부터 출시까지 8개월 이상 소요됐다. 패스트 트랙 제도를 처음 적용한 제품을 이르면 이달 말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현대리바트는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 중 디자인의 핵심요소인 색상·소재·마감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리바트 CMF 라이브러리(가칭)’도 신설할 계획이다. 디자이너들의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해 현재 경기도 용인 공장에 위치한 샘플실과 시제품 품평회장을 서울로 이전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오는 11월 말에는 온라인몰을 새롭게 단장할 예정이며, 이외에도 물류센터와 스마트공장을 통합한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해 제조와 물류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현대리바트의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다. 한 증권가 연구원은 “스마트워크센터 준공 이후 빌트인 가구 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부터 리모델링 구색 확대에 따른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비용적 부담도 낮아지고 B2C 비중 확대로 마진율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엄익수 현대리바트 리빙사업부장(상무)은 “내년 중 해외에서 주목도가 높은 글로벌 가구 디자이너 등과 협업한 디자인 특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라면서 “앞으로 해외 명품가구 수준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계속 출시해 국내 가구 디자인 흐름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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