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활용품은 더 저렴한 가격에 대량 구매하면서도, 고가의 상품은 거침없이 구매하는 소비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옥션·G9가 동시 진행하는 연중 최대 쇼핑 축제 '빅스마일데이'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저가의 생활소비재 1인당 평균 객단가(이하 객단가)는 감소했지만, 고가 상품의 객단가는 크게 증가했다.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모니터·프린터(57%) ▲노트북·PC(49%) ▲모바일·태블릿(49%) ▲생활·미용가전(43%) ▲가구·인테리어(28%) 등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품목들의 객단가 신장률이 1~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빅스마일데이에는 100만 원짜리 모니터를 샀다면, 올해는 157만 원 상당의 모니터를 장바구니에 담았다는 의미다. 반면 ▲바디·헤어(12%) ▲출산·육아(11%) ▲가공식품(10%) ▲생필품(-2%) ▲언더웨어(-7%) 등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생활소비재의 객단가는 소폭 증가에 그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객단가 추세는 차이를 보였지만, 생활소비재와 고가 상품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모두 늘었다. 대표적인 생활소비재인 ‘화장지·물티슈’는 25%, ‘세제·세정제’의 판매는 19% 증가했다. ‘바디케어’와 ‘구강케어’ 등의 욕실용품도 각각 35%, 17% 더 팔렸다. 대표 육아용품인 ‘기저귀’는 59% 판매 신장세를 보였다. 집에 장기간 두고 먹기 좋은 ‘생수’(21%), ‘면류’(22%), ‘즉석밥’(13%), ‘축산가공식품’(51%) 등도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 여파가 반영되면서 고가 제품군의 인기도 여전했다. 재택근무와 재택수업 영향으로 ‘PC’ 판매량은 37% 증가했다. 대형주방가전인 ‘냉장고’와 ‘식기세척기’는 37%, 31%씩 더 팔렸다. 이밖에 ‘명품의류’(189%)와 ‘명품신발’(107%), ‘명품시계’(37%) 등 명품류 판매도 급증했다.
객단가와 판매 신장률을 종합해 보면, 고가의 디지털·가전 품목은 지난해에 비해 더 많이 사면서도 더 비싼 것을 찾았고, 생활 소비재는 가격을 꼼꼼히 따지되, 대량으로 쟁여두기식 소비를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소비 형태는 빅스마일데이 판매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11월 10일 18시 기준, 실시간 판매 실적 랭킹을 보면 G마켓에서는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가 누적 매출 21억 2000만 원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로보락 로봇청소기’는 누적 매출 14억 원, ‘깨끗한나라 순수브라운 3겹 화장지’는 7억6000만 원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올랐다.
김해동 이베이코리아 영업기획실 실장은 “필수구매 품목에는 가성비를 꼼꼼히 따지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고가제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이른바 ‘플렉스’ 소비를 엿볼 수 있다”면서 “빅스마일데이 행사에 가격대별로 제공되는 할인 쿠폰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면 더욱 알뜰한 쇼핑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