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에서는 컬래버레이션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분위기다. 기존 브랜드 상품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상품 다양화와 이슈 메이킹을 함께 잡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협업 상품이기 때문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단순한 소비를 넘어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이색 협업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다른 업계와 손을 잡고 출시한 한정 협업 상품은 희소성 때문에 더욱 인기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는 과학 콘텐츠 전문 제작사인 ‘과학과 사람들’과 함께 ‘휠라 X 과학과 사람들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출시했다고 3일 밝혔다.
과학과 사람들은 과학을 가깝고 즐겁게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과학 콘텐츠 전문 제작사다. 과학 분야 청취율 1위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를 비롯해 전시, 공연, 행사 등을 개최 중이다. 굿즈 브랜드 ‘메이드 인 스페이스’를 전개하며 일상에서 과학을 친숙하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휠라는 과학과 사람들의 굿즈 브랜드 메이드 인 스페이스와 손잡고 패션과 과학이라는 이종 간 협업이라는 이색 만남을 실현했다. 이 협업은 과학을 친근하게 이해하도록 우주와 달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먼저, 인류 최초 달 착륙자인 닐 암스트롱의 명언인 ‘It's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한 사람의 작은 한 발자국이 인류에게는 비약적 발전이 될 수 있다)’를 메시지로 활용했다. 암스트롱의 말처럼 누군가의 한 발자국이 과학을 넘어 세상을 바꿔 놓았듯 두려움이 깃든 새로움 앞에 내딛는 용기 있는 한 걸음의 가치를 MZ세대와 공유하고 이를 매개로 소통하고자 했다.
이런 의미를 담아 구현한 협업 아이템인 슬리퍼 ‘드리프터 문 랜딩’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인류의 첫 달 착륙에서 포착한 여러 요소를 디자인 포인트로 활용했다. 우선 닐 암스트롱의 명언을 슬라이드 발등에 새겨 넣었다. 달 표면에 새겨진 인류의 첫 발자국과 동일한 모양을 신발 밑창 문양으로 제작했다. 인류가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뎠을 당시 느껴졌던 신비와 환희, 도전의 감동을 되새겨볼 수 있도록 했다.
패션 브랜드 조셉앤스테이시와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는 'BFF(Best Friends Forever)' 한정판을 선보이며 이종 간 협업을 이뤄냈다.
BFF라는 에디션 이름에 맞게 친구와 우정 아이템으로 쓸 수 있도록 가을·겨울에 어울리는 2가지의 색상을 선정해 구성됐다. 뷰티와 패션이라는 서로 다른 카테고리의 브랜드가 ‘친구처럼’ 어우러져 에디션을 함께 기획해 선보인다는 의미를 담았다.
두 브랜드가 선정한 컬러는 차분한 흙빛 오렌지 색상인 ‘번트 코랄’과 채도 높은 밝은 붉은색의 ‘스칼렛 레드’다. 번트 코랄 색상에는 라네즈가 추구하는 ‘빛나는 아름다움’이란 뜻의 루미너스 뷰티(Luminous Beauty)에서 따온 ‘루미’를, 스칼렛 레드 색상에는 조셉앤스테이시 브랜드 이름을 담아 ‘스테이시’라는 이름을 붙여 에디션의 각 제품명에 적용했다.
협업 에디션 제품은 라네즈 네오 쿠션과 아이섀도 팔레트, 조셉앤스테이시 플리츠 니트백으로 구성했으며, 선정한 2개의 색상을 중심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반면, 브랜드가 아닌 소비자와 소통을 강화하는 협업도 있다. 패션 전문 기업 한섬의 캐주얼 브랜드 타미 힐피거의 공동제작 프로젝트다. 소비자가 직접 타미힐피거 상품 디자인에 참여하는 이색 협업이다.
소비자가 타미 힐피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티셔츠・후드티셔츠 디자인에 참여하면, 온라인 투표를 통해 최종 선정된 디자인이 실제로 제작돼 전 세계 타미 힐피거 매장에 출시된다. 상품은 타미 힐피거에서 보유하고 있는 재고 원단을 활용해 제작된다.
한섬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타미 힐피거 글로벌 본사에서 진행 중인 ‘함께 앞으로 나아가자’ 캠페인의 일환이다”면서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과 창의적 활동을 진행하며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