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식품의약처(FDA)가 코로나19 '혈장치료'의 긴급사용을 승인하면서 혈장치료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혈장치료와 GC녹십자가 개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혈장치료제'는 다른 개념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혈장치료와 혈장치료제에는 차이가 있다. 우선 혈장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혈장은 우리 몸의 혈액을 구성하는 액체를 말한다.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등을 제외한 성분으로 여러 단백질, 무기질 등을 포함하고 있다.
혈장치료는 이런 혈장을 이용한 치료법이다. 코로나19 완치자에게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력화 하는 항체가 생긴다. 혈장치료는 이 항체가 들어있는 완치자의 혈액을 채취해 다른 코로나19 환자에게 수혈하는 치료 방식이다. 즉 코로나19 환자는 수혈을 받은 완치자의 항체로 이 감염병 치료에 도움을 받게 된다.
FDA는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혈장치료를 승인했다. 입원한 후 사흘 안에 혈장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사망률이 감소한 것은 물론 상태도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세브란스병원에서 코로나19 위중 환자 2명이 혈장 치료를 받은 후 완치됐다. 지난달에는 인하대 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도 7명의 중증환자 중 5명이 혈장치료 후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혈장치료는 안전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완지자의 혈액을 직접 채취해 수혈하는 만큼 안전성을 보장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 치료도 병행하면 온전한 혈장 치료의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혈장의 적절 투여량 역시 환자나 치료마다 다를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혈장치료제는 정확히 '혈장분획치료제(Hyper Immuno-globulin)'라고 불러야 한다. 혈장분획치료제는 혈장치료와 같은 치료 방식이 아닌 의약품이다.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대량 수집한 후 분획과정을 거쳐 혈장 속에 포함된 항체만을 정제·농축한 의약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임상시험을 거치는 만큼 혈장치료보다 안전성이 높고 효과도 일정하다.
현재 상용화도 멀지 않았다. GC녹십자는 'GC5131'의 2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9월 초 첫 환자를 등록할 예정이다. 임상시험은 영상학적 진단을 받은 환자와 고령·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내년 중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이며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경우 GC녹십자는 무상으로 이를 공급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GC5131의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서는 완치자의 혈장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와 GC녹십자가 혈장 확보를 위해 공여자를 적극 모집하고 있지만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다량의 혈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혈장치료와 혈장치료제는 차이가 있는 만큼 혼동해서 사용하면 안된다. 안전성이 더 높은 혈장치료제가 개발돼 상용화 되면 코로나19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