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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 제약바이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 '푹' 빠졌다

음주력 없는데도 염증 발생하고 간이 딱딱해져… 심한 경우 간암으로 발전
한미약품, 유한양행, 일동제약 외 LG화학, 동아에스티도 신약개발 가속화
현재 마땅한 치료제 없어 개발 성공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황재용 기자

기사입력 : 2020-08-20 01:20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업체들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LG화학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업체들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LG화학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현재 치료제가 없어 개발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블록버스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ASH는 음주를 하지 않는데 생기는 지방간이다. 음주력이 없음에도 알코올성 간장애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염증이 발생하고 간이 딱딱해지면서 기능을 잃게 된다. 심한 경우 간암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아직까지 NASH의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당뇨병이나 비만 등 대사질환과 관련된 것으로만 알려졌다.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마땅한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다. 우니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허가받은 NASH 치료제가 없어 비타민E나 기존 당뇨병 치료제 등이 처방될 뿐이다.
문제는 현대사회에서 이 질환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국내 NASH 환자는 2015년 2만 8368명에서 2019년 9만 9616명으로 5년 동안 무려 3.5배나 늘었다. 미국에서도 인구의 12% 정도인 3000만 명이 NASH로 고통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NASH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치료제가 없어 개발에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 치료제이자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특히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 관련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분석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NASH 치료제 시장은 2026년 20조 원 이상으로 규모가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치료제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회사는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이다. 그중 한미약품은 NASH 치료제 시장 선점을 위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HM12525A(랩스 GLP 글루카곤 듀얼 아고니스트) ▲HM15211(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 ▲HM14320(랩스 글루카곤 콤보) 등 총 3개의 NASH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HM12525A는 최근 한미약품이 MSD에 기술수출한 신약으로 MSD는 이 후보물이 안전성을 확보한 만큼 2상 임상시험부터 연구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미약품은 미국에서 HM15211의 2b 임상시험을 위한 피험자 모집을 시작했으며 유럽간학회 학술대회에서 그동안의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유한양행 역시 2건의 NASH 치료제 후보물질을 미국의 길리어드와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에 수출했다.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8억 7000만 달러(한화 약 1조 46억 원) 규모로 'YH25724'의 기술을 이전했으며 이에 앞선 같은 해 1월 길리어드로부터 계약금 1500만 달러(한화 약 173억 원)를 받고 다른 NASH 치료제 후보물질을 수출했다.

일동제약은 NASH 치료제 'ID11903'의 임상연구 준비를 위해 글로벌 신약개발회사인 에보텍(Evotec)과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일동제약은 에보텍이 보유한 약물 연구 플랫폼 '인디고(INDiGO)'를 활용해 비임상 독성연구, 임상연구용 약물 제조, 관련 데이터 확보 등 ID11903의 임상연구 진입에 필요한 제반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 역시 NASH 신약 개발을 가속화 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스웨덴 스프린트 바이오사이언스(Sprint Bioscience)와 NASH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을 개시했고 최근에는 중국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와 전임상 단계의 NASH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명 TT-01025)을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와 함께 동아에스티도 NASH 신약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에서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엔지켐생명과학은 신약 후보물질 'EC-18'을 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역시 NASH 신약 '오라노핀'의 2상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삼일제약은 이스라엘 제약회사 갈메드와 '아람콜'의 임상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NASH는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블루오션 시장 중 하나다. 이에 제약바이오업계가 신약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으며 신약 개발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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