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이달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7일 청상추 4㎏당 도매가격은 5만 9940원으로 한 달 사이 107.3% 급등했다. 적상추 도매가격도 4㎏당 5만 6540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92.3% 상승했다. 시금치, 배추, 얼갈이배추의 도매가도 한 달 전보다 70~96% 증가했다. 시금치, 오이도 도매가격이 46~50% 올랐다.
이달 19일 기준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의 도매가격을 지난해 8월 평균가격과 비교해보면 애호박은 237.9%, 무는 58%, 감자는 45.7%, 당근은 49.1%, 청경채는 21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소비자들, "믿기지 않아"…장바구니 부담↑
급작스러운 가격 변동에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20일 ‘글로벌이코노믹’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확인한 결과, 장 본 후기를 공유하는 글들이 대다수 올라왔음을 알 수 있었다.
“된장찌개 끓이려다가 가격 보고 관뒀어요”라고 시작하는 게시물 사진에는 ‘취청오이 1개 1050원’ ‘애호박 1개 5200원’이라고 적힌 가격표가 찍혀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잘못 본 줄 알고 눈 비볐네요” “실화냐?” "장 보기 두렵다"라는 등의 반응으로 충격을 표했다.
채소에 이어 수산물과 과일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2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가격 전망에 따르면 올해 주요 과일값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석 대표 과일인 사과는 저온 피해와 작황 부진으로 올 8월과 9월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9%, 2.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햇배의 올 8월과 9월 출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5.3%, 14.2%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햇배 개화기와 수정기에 저온 현상이 발생하면서 모양이나 크기 등 외관이 좋지 않고, 긴 장마로 당도도 떨어질 것이라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채소들이 최근 호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공급이 감소해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다”라며 “장마 이후 2~3주 이내에 수급이 안정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 10일 ‘농산물 수급 안정 비상 TF’를 구성하고 수급 안정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 대형마트, 20일부터 과일‧채소 할인 행사 개최
이마트는 20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애호박, 무, 감자, 당근, 청경채, 풋고추, 표고버섯, 머쉬마루버섯 8개 품목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대한민국 농할(농산물 할인) 갑시다’ 행사를 벌인다.
신세계 포인트 회원 인증 시 기존가 대비 20% 저렴하게 살 수 있다. 할인은 1인당 최대 1만 원까지 가능하다. 20% 할인된 행사 가격은 ▲애호박 1개 2384원 ▲무(1.8㎏ 내외) 1개 1584원 ▲감자(1.5㎏) 3184원 ▲흙 당근(1㎏) 3184원 ▲청경채(300g) 3184원 ▲풋고추(150g) 1584원 ▲표고버섯(250g) 3984원 ▲머쉬마루버섯(200g, 2봉) 2784원 등이다.
홈플러스는 같은 기간 마이홈플러스 회원들에게 국내산 과일과 채소 4종을 20% 할인하는 행사를 연다. 롯데마트는 행사 카드로 결제하는 엘포인트 회원을 대상으로 채소를 최대 20% 저렴하게 제공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행사 품목은 깻잎, 얼갈이, 오이, 애호박, 가지, 풋고추 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추석 물가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유통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와 유통업계가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