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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大전환 ②롯데그룹] 세대교체·전사 디지털화로 ‘뉴롯데’ 새 판 짠다

유통 전 계열사 통합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 ‘롯데온(ON)’ 출범
5년간 백화점·대형마트 등 718곳 중 30% 구조조정으로 체질개선
‘시그니처 DDR점' '스마트스토어' 등 '젊은 롯데' 거듭나기 시동

손민지 기자

기사입력 : 2020-08-19 03:50

롯데쇼핑은 올해 4월부터 온라인 거점 점포인 '스마트스토어'를 선보이며 롯데그룹의 디지털 전환 전략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 중계점. 이 매장에는 총 155m의 천장 레일이 설치돼 있다. 사진=롯데쇼핑이미지 확대보기
롯데쇼핑은 올해 4월부터 온라인 거점 점포인 '스마트스토어'를 선보이며 롯데그룹의 디지털 전환 전략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 중계점. 이 매장에는 총 155m의 천장 레일이 설치돼 있다. 사진=롯데쇼핑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기업생존을 위한 변화의 전환점을 맞았다. ‘언택트’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며 온라인 쇼핑 수요도 급증하면서, 전통적인 유통기업들도 앞다퉈 온라인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大전환’ 시리즈를 통해 유통업계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전략과 장기 성장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롯데그룹에 새 판이 짜이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비정기 이사회에서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롯데지주 대표)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최고경영진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와 함께 롯데지주의 전략 기능을 크게 줄이고 지주 인력 상당수를 계열사로 보내 현장 실무형 조직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 공개됐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에도 유통 부문을 중심으로 22개 계열사의 대표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다. 2월에는 앞으로 5년간 백화점·대형마트 등 점포 총 718곳 가운데 약 30%에 해당하는 매장 200여 곳을 닫겠다는 대규모 구조 조정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실적은 코로나19 타격으로 아직 뒷받침되지 못하는 형편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2분기에는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달 6일 발표된 공시를 보면 영업이익(14억 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915억 원)보다 98.5% 하락했으며 매출 역시 4조 4585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9.2% 줄었다. 당기 순손실액은 199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말 유통 전 계열사를 통합한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 ‘롯데온(ON)’을 출범하는 등 실적 회복에 나섰지만, 백화점과 할인점 등 주요 사업 부문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부진한 결과를 냈다.

롯데쇼핑, ‘디지털 전환’ 박차로 신동빈 ‘청사진’ 뒷받침

세븐일레븐은 올해 7월 초 로드상권에서도 무인 운영이 가능한 미래형 점포를 선보였다. 사진은 서울 중구 수표동에 위치한 시그니처 DDR점. 사진=세븐일레븐이미지 확대보기
세븐일레븐은 올해 7월 초 로드상권에서도 무인 운영이 가능한 미래형 점포를 선보였다. 사진은 서울 중구 수표동에 위치한 시그니처 DDR점. 사진=세븐일레븐


신동빈 회장은 지난 5월 열린 임원 회의에서 포스트 코로나 대응 전략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트 코로나의 핵심은 디지털 전환이다. 이에 황각규 부회장의 후임으로 롯데지주 새 대표에 선임된 이동우 전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신동빈 회장의 DT(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을 구체화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맡았다.

신 회장의 큰 그림을 실현하기 위해 롯데그룹은 유통‧식음료‧화학 등 전 부문에서 혁신을 꾀하는 중이다. 첨단기술과 유행에 대한 정보 수집과 스터디를 진행하고 계열사별 사업 특성에 맞춰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채용 공식 유튜브 채널 ‘엘리크루티비’에 홍보 영상 ‘롯데밸리에 산다’를 게재하며 DT·IT 분야 인재 발굴의 뜻을 피력했다.
롯데쇼핑은 변화의 중심에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4월 28일 중계점과 광교점을 온라인 거점 점포인 스마트스토어로 단장 후 재개점했다. 매장 내 총 155m의 천장 레일과 총 4개의 수직 리프트(피킹스테이션)가 설치돼 있어 주문 상품을 수직 리프트에 올리면 후방의 배송장으로 옮길 수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오픈 이후 7월 말까지 스마트스토어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0% 이상 상승했다.

롯데쇼핑은 점포 온라인 물류 거점화를 전략으로 배송 역량을 확대해 실적 개선을 이끌 계획이다. 대표 사례로, 롯데백화점은 6월 말부터 롯데GRS(롯데리아)와 협업해 400여 개 브랜드 9만 종 상품을 주문 후 3시간 내 받아볼 수 있는 ‘바로 배송’을 잠실점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커머스 사업을 중심으로 유통 시장을 재편하고 있는 것도 최근 롯데쇼핑에서 포착되는 뚜렷한 움직임이다. 롯데온은 타 플랫폼 대비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잦은 시스템 오류 발생으로 곤욕을 겪기도 했지만, 이는 그만큼 업계의 주목도가 높다는 방증으로 봐야 한다.

세븐일레븐은 7월 초 무인 편의점 ‘시그니처 DDR점’을 선보였다. 시그니처 DDR점은 ‘일반 상권에서의 무인 운영’에 초점을 맞춘 ‘시그니처 3.0 프로젝트’의 시범 운영 점포로, ▲롯데정보통신 ▲롯데알미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계열사의 IT 역량과 신기술이 총망라됐다. ‘이중 게이트’ 등 입점 인증 절차로 보안의 완성도를 높였다.

신동빈 회장은 최근 근무 환경 혁신, 인력 개편, 현장 경영 등으로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몰입하고 있다. 서울 잠실 롯데 롯데월드타워에서 화상회의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이미지 확대보기
신동빈 회장은 최근 근무 환경 혁신, 인력 개편, 현장 경영 등으로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몰입하고 있다. 서울 잠실 롯데 롯데월드타워에서 화상회의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시장 리드 하는 게임 체인저 되자"…'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승부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한 이후, 1997년 한국 롯데 부회장직에 올랐다. 2004년에는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인 롯데제과, 호남석유화학의 대표 자리에 올랐고 2006년에는 롯데쇼핑 대표직을 맡았고 2011년 롯데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신 회장은 2018년 롯데쇼핑에 e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했고 올해 1월 열린 첫 사장단 회의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게임체인저’로의 변신을 주문했다.

5월 초 일본에서 귀국한 후로부터는 롯데의 미래를 위해 더욱 과감한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 6월부터는 수도권 일대 5곳에 스마트 오피스를 마련했으며 주 1회 재택근무를 확대했다. 7월부터는 전 임직원 대상으로 복장 자율제를 도입하고 사상 첫 ‘언택트’ VCM(사장단 회의)을 개최하는 등 근무 환경 혁신에 앞장섰다. 이외에도 그는 주말을 활용해 비공식적인 ‘현장 경영’을 펼치며 각 계열사에 사업 경쟁력 확보와 포스트 코로나 대비를 당부하고 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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