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롯데맨'이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오른팔이었던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롯데지주 대표)이 이달 13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그룹의 경영 체제에 변화가 예고된다.
황 부회장의 후임으로는 이동우(61)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내정됐다. 이에 롯데지주에는 '신동빈-송용덕-이동우'로 이어지는 수직 리더십 체제가 구축됐다.
롯데지주 대표로 발탁된 이동우 대표는 1960년생으로 건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했다. 이후 소싱과 영업을 두루 거친 '정통 롯데맨'으로 인정받아 2007년 롯데백화점 잠실점장과 경영지원 부문장을 맡았다.
2012년 롯데월드 대표로 일터를 옮겼고, 롯데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한 2015년부터는 롯데하이마트에서 이사로 근무했다. 롯데하이마트의 성장을 이뤄낸 그는 2017년 정기 인사에서 사장(대표)으로 승진했다.
그런가 하면 황 부회장의 퇴진으로 롯데그룹의 유일한 2인자가 된 송용덕(66) 부회장은 그룹 내 최고의 호텔 전문가로 통한다.
1955년생인 그는 1979년 롯데호텔 인사팀으로 입사해 호텔리어로 활동했다. 2012년 내부 인사 최초로 롯데호텔 대표가 됐고, 2017년부터 호텔&서비스 부문장을 맡았다. 그는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형제의 난’ 당시 신동빈 회장의 깊은 신임을 얻었다고 알려졌다.
송 부회장은 2019년 연말 인사로 롯데지주 대표에 임명된 이후 인사·노무 등 롯데그룹의 내부 살림을 총괄했다. 재택근무 확대 등 롯데그룹의 근무 방식 혁신을 주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매년 연말에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던 롯데그룹의 이례적인 8월 인사는 코로나19에 대한 위기의식이 컸음을 방증한다. 특히 롯데케미칼(당시 호남석유화학)에서부터 신동빈 회장과 함께 일해온 황 부회장의 용퇴는 강력한 쇄신 의지로 비춰진다. 회사의 더 큰 발전을 위한 송 부회장의 자발적인 판단과 함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사업 환경에 적응할 젊고 새로운 리더에 대한 임원들의 갈증이 이번 인사에 주효한 영향을 미쳤다고 롯데지주의 관계자는 설명했다.
롯데그룹의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그룹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혁신과 변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앞으로도 롯데그룹은 전문성 있는 새로운 리더들을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