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분기 매출 148% 폭증 전망·주가 62% 급등… 2026년 물량까지 선판매 완료
삼성전자 테일러 2공장 370억 달러 쏟아붓기… 테슬라·구글·AMD 공급망 거점 부상
삼성전자 테일러 2공장 370억 달러 쏟아붓기… 테슬라·구글·AMD 공급망 거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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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마이크론 주가 62% 급등… "HBM 2026년 치까지 매진"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18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이 메모리 가격 급등에 힘입어 실적 슈퍼사이클에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이날 장 마감 후 공개한 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62% 오르며 시가총액 5200억 달러를 돌파, 오라클(4450억 달러, 약 669조 원)을 추월했다. 미국 10대 기술 기업 가운데 올 들어 유일하게 상승세를 이어가는 종목이다.
이 같은 성장의 핵심에는 엔비디아가 촉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부족이 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메모리는 단순 부품이 아니라 AI를 구동하는 전략적 자산"이라며 "이미 2026년까지의 HBM 공급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베라 루빈'이 불 지른 수요… D램 가격 32% 치솟아
시장조사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StreetAccount)에 따르면, 이번 분기 마이크론의 D램 평균 판매 가격(ASP)은 직전 분기보다 32% 상승했다. 배경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시스템 '베라 루빈(Vera Rubin)'이다. 이 제품은 전작인 '블랙웰(Blackwell)'보다 D램 소모량이 3배 이상 많다. RBC캐피털마켓 분석가들은 루빈 울트라 GPU 한 개당 4세대 HBM(HBM4e) 1테라바이트(TB)가 탑재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부족은 메모리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트렌드포스(TrendForce) 집계 기준 올 1분기 D램 전체 가격은 최대 85%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지테시 우브라니 연구 매니저는 "이번 메모리 부족 현상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부품 가격 급등 여파로 올해 PC 판매량은 11.3%, 스마트폰 출하량은 12.9%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전자, 테일러 2공장 착공… 2나노 시대 선제 장악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선에서 공세적 행보를 본격화했다. 캐나다 경제 매체 더딥다이브(The Deep Dive)가 테일러 시의회 문서를 인용해 전한 내용에 따르면, 삼성은 당초 170억 달러(약 25조 원)였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공장 투자 규모를 370억 달러(약 55조 원)로 두 배 이상 늘리고 제2 파운드리 공장(Fab 2) 착공에 들어갔다. 약 270만 평방피트 규모의 이 공장은 AI·고성능컴퓨팅(HPC)·전장(차량용 전자장치) 칩을 아우르는 2나노미터(nm) 공정의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된다. 더딥다이브는 해당 부지에 최대 10개의 생산라인을 갖춘 대형 클러스터가 조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미 구글, AMD를 포함한 121개 고객사를 확보했으며, 올해 2나노 공정 수주량이 전년 대비 1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테슬라의 차세대 AI 반도체 'AI5'와 'AI6'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테일러 공장이 테슬라 기가 텍사스 공장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에 있어 물류와 협업 면에서 최적 입지로 꼽힌다.
파운드리 흑자 전환 가시화… TSMC 독점 구도에 균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수년간의 적자 구간을 벗어나 올해 4분기 흑자 전환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키움증권은 해당 분기 영업이익을 약 1630억 원으로 추산했다. 트렌드포스(TrendForce)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연간 집계 기준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약 7.2%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TSMC는 AI 반도체 수요 독점으로 점유율이 약 70%에 육박하며 격차가 크지만, 대만 한 곳에 공급망이 쏠리는 데 따른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하려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수요가 삼성 쪽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 반도체 수출, '구조적 호황'의 수혜와 과제
전 세계 메모리·파운드리 수요 폭증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직접적인 수출 증대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반도체는 한국 전체 수출에서 20% 안팎의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품목이다. D램 가격이 85%까지 오른다는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당초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낙관론과 함께 구조적 과제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품질 인증 지연이라는 불확실성을 여전히 안고 있으며, 파운드리에서는 TSMC와의 기술 격차를 단기간에 좁히기 쉽지 않다는 냉정한 평가도 공존한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슈퍼사이클이 왔다고 과거처럼 설비 투자를 한꺼번에 쏟아부으면 공급 과잉의 역풍을 맞게 된다"며 "이번 호황의 특수성은 수요 다양화와 기술 위계의 고도화에 있는 만큼 질적 투자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4~5년 더 간다"… 월가도 동의하는 '구조적 전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메모리 공급 부족은 단기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4~5년은 더 이어질 구조적 변화"라고 진단했다. 델(Dell)의 제프 클라크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6개월 새 D램 가격이 5.5배 뛰었다"며 "공급망 유연성 확보가 현재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AI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이 경쟁에서 한국 기업들이 단순한 수혜자에 머물지, 기술 혁신의 주도자로 자리매김할지는 앞으로 2~3년이 갈라놓을 것이다. HBM4와 2나노 전쟁의 막이 오른 지금, 그 선택의 시간은 이미 시작됐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