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커머스 등 ‘사실상 홈쇼핑’이 쏟아지면서 홈쇼핑업계는 고민에 빠졌다.
22일 롯데온은 라이브 커머스 ‘온 라이브’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온 라이브는 롯데온 앱과 인스타그램 롯데온 공식 계정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입점한 셀러 상품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롭스 등의 다양한 상품을 소개한다.
라이브 커머스란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식이다. 온 라이브에서 고객은 시청 중에 채팅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으며, 방송이 진행되는 중간에 상품을 구매하면 추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사실상 모바일로 즐기는 홈쇼핑에 가까운 형태인 것이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국내에 퍼진 라이브 커머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 쇼핑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직접 상품을 마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호스트를 통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한다.
그러나 TV홈쇼핑과 다르게 유튜브, 소셜미디어(SNS) 등 뉴미디어를 통한 라이브 커머스는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홈쇼핑은 공공재인 방송을 이용하기 때문에 5년마다 정부 재승인을 받아야 한다. 중소기업 판로 지원 등 공적 기능을 확대해야 하며, 허위·과장 광고 제한 등의 심의를 거친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TV홈쇼핑은 전년도 영업이익의 15% 범위에서 방송발전기금도 납부해야한다.
막대한 송출수수료 부담도 있다. 홈앤쇼핑, 공영쇼핑 등 7개 홈쇼핑사들이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는 2014년 1조 원을 넘어선 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1조 5497억 원에 이르렀다.
이에 홈쇼핑업계는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TV홈쇼핑과 다름없는 채널이 점점 늘면서 입지는 좁아져 가는데 규제는 TV홈쇼핑에만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라이브 커머스 활성화는 온라인 쇼핑의 전체 시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면서 “그러나 뉴미디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점점 커지는데 전통적인 유통 채널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면 역차별이라는 논란이 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라이브 커머스가 활성화된 중국은 시장이 커진 것을 고려해 이에 대한 규제를 새로 발표했다. ‘라이브 방송 마케팅 캠페인 행동강령’은 라이브 커머스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를 통제해 소비자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허위·과장 광고도 단속에 나선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사가 젊은 고객 유입을 위해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하려 하지만, 낡은 플랫폼이라는 편견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면서 “그런 가운데 젊은 세대가 자주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라이브 커머스는 고객 입장에선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커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