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과거 범죄 통계정보와 CCTV 영상을 자동 분석해 범죄 등 위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CCTV 상황을 분석해 어떤 유형의 범죄가 발생할지 확률적으로 보여주는 '예측적 영상보안 원천기술'을 지난해부터 개발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향후 특정 장소에서 특정 시간대 폭행 등 4대 강력범죄 대상 범죄정보의 예측이 가능해진다. 예컨대 우범지대로 특정된 지역에서 새벽시간대 남녀가 일정 거리를 두고 걸어간다면 매우 높은 비율의 우범률이 %단위로 표시되는 방식이다.
ETRI는 더욱 고도화된 예측 치안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선진국이 진행 중인 통계적 범죄 예측 방식에 지능형 CCTV 영상분석 기술을 더했다.
이 기술은 CCTV를 통해 실시간 확인되는 현재 상황 정보까지 반영, 복합적으로 몇 분·시간 후 범죄 발생 위험도를 알아낸다.
위험 예측분석은 AI 분석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범죄가 발생하는 지역은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 열악한 환경이 대부분이기에 고성능 AI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우선 연구진은 보유하고 있는 '지능형 CCTV 영상분석기술'로 현재 상황을 정확히 판단한다. 구두 발자국의 '똑딱'소리 요소를 영상으로 전환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행동을 파악한다. 이로써 긴박한 뜀박질인지 지속적 미행과 같은 상황인지 요소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시각지능 기술로 화면 속 사람이 모자나 마스크, 안경을 쓰고 있는지, 배낭 등 도구를 지참했는지 등의 속성도 추가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그 후 인식된 현재 상황이 과거 범죄 통계 정보와 비교해 위험도를 측정한다. 예를 들면 새벽 2시, 후미진 골목에서 마스크와 모자를 쓴 남성이 젊은 여성을 따라가는 화면에 잡힌다면 위험도를 높게 책정해 알람을 주는 방식이다. 비슷한 패턴이 오후 2시, 서울 명동 거리라면 위험도는 크게 낮아진다.
전국 229개 지방자치단체 CCTV통합관제센터와 경찰관제시스템 등에 이 기술이 적용되면 CCTV 영상만으로 범죄발생위험도를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연구에는 ETRI를 중심으로 법무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경찰청, 제주도, 서울 서초구 등 산·학·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며 실증 현장 검증을 거쳐 치안 요구사항을 반영한다.
김건우 ETRI 정보보호연구본부 신인증·물리보안연구실장은 "CCTV가 단순히 범죄 발생을 감지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위험발생 가능성을 최대 80%까지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신경망 모델을 개발해 미래형 첨단 사회안전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정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oodlif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