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상대방의 텃밭에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한 주도권 싸움에 나선다.
LG전자는 다음달부터 세계 최초로 8K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모델명: OLED88Z9K)'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고 3일 밝혔다.
◇LG전자, 삼성전자 텃밭 '8K' TV 시장에 '군침'
8K는 해상도가 7680X4320에 이르는 패널로 해상도가 UHD로 알려진 4K(해상도 3840×2160)보다 4배, 풀HD보다 16배 높다.
이 제품은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화질 프로세서에 딥러닝 기술을 더한 ‘2세대 인공지능 알파9 8K’를 탑재해 화질과 사운드를 알아서 최적화한다. 2세대 인공지능 '알파9 8K'는 원본 영상 화질을 스스로 분석한 결과에 따라 영상 속 노이즈를 최대 6단계까지 제거해 어떤 영상을 입력하더라도 생생한 화질을 보여준다.
특히 2K(1920 X 1080) 등 저해상도 영상도 8K 수준으로 자동 변환해 사용자가 88인치 초대형 화면에 최적화한 압도적 화질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현재 8K TV시장은 QLED TV를 앞세운 '삼성전자의 텃밭'으로 손꼽히는 분야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국내에 ‘8K QLED TV’를 처음 선보인 이후 글로벌 8K TV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G전자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8K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이유는 8K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QLED 8K TV는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약 8000대가량 판매됐다. 이는 2013년 삼성전자의 초고화질(UHD) TV 출시 당시 10개월간 약 6000대가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시장조사기관 IHS도 “대형 TV에서 8K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2021년이 되면 60인치 이상 TV 시장의 10% 이상을 8K가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 LGD가 장악한 OLED패널 시장에 도전장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가 주름잡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계속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불황으로 현재 대형패널 분야에서 기존 LCD에서 OLED로 사업을 바꾸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중 투자심의위원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투자심의위에서 대형 OLED 사업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전 세계 OLED TV 시장은 LG전자가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의 OLED TV 점유율은 62.2%를 기록했다. 그 뒤를 소니(18.9%), 파나소닉(7.7%), AOC/TP Vision(5.7%), 스카이워스(2.4) 등이 잇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G의 상징과도 같은 대형 OLED 패널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이유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물량공세로 올해 1분기 실적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15조6400억 원) 대비 60.4%나 폭락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6일 자유공시를 통해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사업의 환경 약세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스플레이 분야 불황을 실적 하락 원인으로 지목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