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민철 기자]
삼성전자가 31일 발표한 지난해 사업 성적표는 반도체·스마트폰 부진과 TV·가전 선방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연간 매출 243조77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을 기록하며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 소폭 늘었고, 영업이익은 9.8% 증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진은 뼈아픈 대목이다. 오히려 다소 고전이 예상됐던 TV 등 가전 사업부가 실적 개선을 이루면서 체면을 세웠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 35%를 차지한 반도체 실적은 86조2900억원이고, 영업이익은 44조 5700억원이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74조2600억원)과 영업이익(35조200억원)은 각각 16% ,27%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초호황’이 꺾이면서 실적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4분기 매출액 59조2700억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은 전년 같은 기간과 대비해 10%, 18% 줄어든 규모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8조7500억원, 영업이익 7조77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실적이 24%, 43% 감소했다.
반도체 시장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메모리 수요 감소가 실적 하락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데이터센터, 스마트폰 관련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으로 메모리 수요가 크게 감소해 전분기 대비 출하량이 줄었고, 업계의 낸드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하락 영향도 미쳤다.
스마트폰 사업도 비슷하다.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IM)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3조3200억원, 영업이익 1조5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4분기 매출 25조4700억원, 영업이익 2조4200억원보다 8.5%, 37.6%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3조7700억원에서 2조6700억원(2분기), 2조2200억원(3분기)을 줄더니 4분기 2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2016년부터 최고 4조3200억원을 정점을 찍고 3년간 분기당 평균 2조원 중반대를 유지 해왔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부문이) 계절적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시장 성장 둔화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프리미엄폰 정체기에 중국 화웨이·샤오미 등으로부터 촉발된 중저가폰 물량 공세까지 겹치면서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한 축을 담당하는 CE부문(소비자가전)이 소폭이지만 상승하면서 삼성전자의 체면을 살렸다. 지난해 미국 등 글로벌 관세 압박으로 수요 위축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QLED TV 판매 증가로 세계 TV시장 1위를 이어가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2년 만에 2조원대로 올라섰다.
CE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42조 1100억원, 영업이익 2조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2% 늘어 수익이 개선됐다. 4분기는 매출 11조7900억원, 영업이익 6800억원으로 나타났다. 2016년 2조7100억원에 달했던 CE부문 영업이익은 2017년 1조8000억원으로 떨어졌다가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TV사업은 연말 성수기를 맞아 초대형·QLED TV 등의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올 1분기에도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다양한 사이즈의 ‘QLED 8K TV’ 신모델로 공격적으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분야로 사업을 집중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메모리에 편중된 반도체 사업 구조를 비메모리 분야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0일 홍영표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위기는 항상 위기는 있지만 이유를 밖에서 찾기보다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반드시 헤쳐나가겠다”며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시키겠다”고 밝혔다.
민철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