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7나노팹 ‘선점 효과’ 100개칩 주문 대기...삼성 꼭 한발 늦었는데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애플 아이폰용 A시리즈 칩셋을 생산하는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가 애플의 아이폰 감산에도 불구하고 후폭풍에서 벗어나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앞서 구축한 7나노미터공정 팹 덕분이다. 줄지어 100여개 팹리스(제조공장을 갖고 있지 않은 반도체 업체)칩들이 TSMC 7나노공정 팹에서 양산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7일 업계 소식통을 인용, 애플 협력사들이 새 아이폰물량 감산 후폭풍을 겪고 있는 가운데 TSMC만이 7나노미터 팹 선점효과 덕분에 이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고 전했다. 반면 대다수 애플 협력사들은 새 아이폰 감산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도는 대만 업계 소식통을 인용, TSMC는 애플의 새로운 3개 아이폰 모델용 A12 칩셋 출하가 분기별로 감소하더라도 7나노미터 팹 주요 고객들이 줄서 있어 충분한 예약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TSMC는 세계 2위 스마트폰업체로 성장한 중국 화웨이 주력폰용 기린980칩셋 예약분 생산량을 포함, 세계 최대 스마트폰 칩셋 업체인 퀄컴이 12월중 발표하고 내년 1월 출시할 차기 스마트폰용 칩셋인 스냅드래곤8150 예약분 양산에도 돌입했다.

그래픽 칩셋(GPU)분야의 주요 공급사인 AMD도 올연말까지 라데온 인스팅트 M160과 M150서버 가속기용 칩셋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또한 7나노미터 공정에서 제조될 예정이다.

또다른 주요 팹리스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 자일링스 및 엔비디아 같은 1급 고객들도 7나노미터 팹에서 생산된 칩을 공급받기 위해 TSMC에 주문을 넣었다.
보도에 따르면 TSMC는 내년에 7나노미터 및 7나노미터 극자외선(EUV) 공정에 대해 100회 이상의 테이프 아웃을 완료할 예정이다. 테이프아웃은 칩 양산을 앞둔 최종 모델 테스트를 마친다는 의미다. TSMC는 이에따른 양산에 돌입하게 되면서 내년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7나노미터 공정 매출 비율을 올해의 배인 20% 이상으로 크게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EUV 노광 기술을 이용한 7나노미터 공정 팹 개발을 마치고 양산을 시작했다. 글로벌 업계 최초로 초(超)미세공정 개발을 실현해 줄 EUV기술 기반의 7나노 양산 공정을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7나노미터 공정에서 TSMC에 한발 뒤지면서 경쟁사에 줄줄이 고객이 몰리는 현상을 지켜보게 됐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