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소비자보호 업무계획 발표, '사후 구제'에서 '사전 예방'으로 패러다임 전환
PB 성과보상체계(KPI) 전면 재설계 유도..'최선의 이익 원칙' 안착 주력
책무구조도 실효성 점검 강화, 내부통제 미비점 발견 시 임원에 책임
PB 성과보상체계(KPI) 전면 재설계 유도..'최선의 이익 원칙' 안착 주력
책무구조도 실효성 점검 강화, 내부통제 미비점 발견 시 임원에 책임
이미지 확대보기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5일 각 금융협회 및 금융회사 관계자 2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소비자보호총괄 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단순히 올해의 계획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금융회사의 경영 문화 자체를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하라는 최후통첩에 가까운 메시지를 담았다.
■ '상품 설계' 곧 '감독 대상'… 제조사의 책임 구체화
올해 금감원 감독 업무의 핵심은 '사전 예방적 감독체계 구축'이다. 핵심은 상품이 시장에 나오기 전, 즉 설계와 제조 프로세스부터 진단하는 것이다. 금감원은 상품 유형별로 설계 시점부터 핵심 위험을 인식하고 평가 및 검증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확립하도록 강제할 계획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목표시장(Target Market) 설정'이다. 상품의 위험도를 고려해 판매 대상 군을 사전에 확정하고, 이를 벗어난 무분별한 판매를 제조 단계부터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그간 '팔고 보자'식의 영업 행태를 보여온 금융권에 상품 구조 자체를 투명하게 설계하라는 강력한 경고음이다.
■ PB 성과보상체계(KPI) 저격...'고객 이익이 곧 직원의 이익'
현장의 불완전판매를 유발하는 근본 원인인 성과보상체계(KPI)에 대해서도 강력한 메스를 들이댄다. 금감원은 판매 인력이 자신의 실적보다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시할 수 있도록 '최선의 이익 원칙'이 구현된 KPI 재설계를 유도할 방침이다.
단기 실적 위주의 성과급 지급 체계를 점검하고, 초기 과다 지급을 방지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미스터리쇼핑의 방식을 다양화하고 점검 시기를 분산해 현장 점검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판매 현장에서의 '꼼수'가 더 이상 통하지 않도록 감시망을 촘촘히 하겠다는 뜻이다.
■ 책무구조도와 연계된 '임원 책임론'...거버넌스 혁신 가속
올해는 '책무구조도' 운영의 실효성을 높이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금융상품 생애주기별로 담당 임원의 책무와 관리 조치가 적정했는지를 집중 점검한다. 만약 상품 설계나 판매 과정에서 내부통제 미비점이 발견될 경우, 책무구조도에 따라 담당 임원에게 직접적인 관리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구조를 확립할 계획이다.
김욱배 소비자보호총괄 부원장보는 이날 "금융업은 신뢰에 기반한 산업인 만큼, 소비자 보호가 최우선시될 때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며 패러다임 전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방위적 소비자 보호 체계 구축을 위해 금감원부터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를 덧붙였다.
■ AI 접목한 민원 대응과 취약계층 보호 강화
사후 구제 기능도 한층 스마트해진다. 금감원은 민원 및 분쟁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금융소비자 관점의 지능형 대응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금융분쟁조정위원회 개최를 정례화하고 전문 소위원회를 설치해 권리 구제의 전문성과 속도를 동시에 높일 계획이다.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인프라도 확충된다. 장애인과 치매 노인 등에 대한 응대 매뉴얼을 정비하고, 청년 맞춤형 금융자문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포용 금융의 내실을 기한다.
이번 금감원의 발표를 '금융권의 체질 개선을 위한 강도 높은 압박'으로 평가한다. 그간 금융소비자 보호가 마케팅의 수단이나 사후 수습용 '비용'으로 취급받았다면, 이제는 경영 문화의 핵심이자 생존을 위한 필수 '투자'가 되어야 한다는 시그널이다.
금감원은 이번 업무설명회에서 제시된 업계의 건의사항을 반영해 최종 감독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전 예방'과 '임원 책임'이라는 대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6년, 대한민국 금융권은 '신뢰'라는 본질적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가장 혹독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장기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yjangm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