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등 7개 상장 계열사 지분 가치는 20조7178억 원이다. 지난 6월 30일 기준 15조2537억 원에서 5조4641억 원(약 36%) 증가했다. 이로써 이 회장은 명실상부한 국내 '주식부자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 삼성전자 주가 급등, 자산 증가의 60% 차지
이번 자산 증가의 주요 동력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약 9740만주)의 가치는 9조1959억 원으로, 석 달 새 3조3705억 원 늘었다. 전체 자산 증가분의 약 62%에 달하는 규모다.
삼성전자 주가는 6월 말 5만9800원에서 10일 종가기준 9만4400원으로 하반기에만 57.9% 급등했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함께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AI 수요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와의 공급 계약 기대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삼성물산도 동반 상승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의 주가가 각각 25% 넘게 오르며 자산 증가세를 뒷받침했다.
삼성생명은 6월 말 12만7400원에서 16만 원으로 25.5% 상승하며 평가액이 6810억 원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같은 기간 16만1400원에서 20만2500원으로 25.5% 오르며 1조3924억 원 증가했다.
▲삼성SDI·전기 등 계열사도 강세
이 밖에 이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다른 계열사들도 대부분 주가가 올랐다. 삼성SDI는 6월 말 대비 16.4% 상승하며 평가액이 182억 원 증가했고, 삼성전기도 4.2% 올라 40억 원이 늘었다.
다만 삼성SDS는 5.1% 하락하며 평가액이 49억 원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회장의 자산 증가가 단순한 평가차익을 넘어 삼성그룹의 신뢰 회복과 시장 경쟁력 반등을 상징한다고 분석한다. 반도체 업황 개선, AI 산업 확장, 그리고 삼성물산·생명의 주가 회복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그룹 전체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삼성생명과 물산은 금융·지주 구조 개편 논의의 중심에 다시 섰다. 시장에서는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지배구조 정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