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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 달간 삼성전자 1.4조 '싹쓸이'…2차전지·인터넷은 순매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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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김성용 기자
최근 한 달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와 조선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와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조선 업종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반면, 2차전지와 인터넷, 방산주는 오히려 순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리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18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 2011만5410주(1조4029억 원)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삼성전자에 쏠리며 단일 종목 '몰빵' 양상을 보였다.

외국인들이 하이닉스 역시 순매수(3887억 원) 했지만, 규모 면에서 삼성전자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이닉스는 이미 HBM3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모멘텀은 삼성전자 쪽에 더 크게 쏠린 모양새다. 이는 테슬라 계약이라는 단기적 호재와 HBM4로 이어질 장기적 기대감이 삼성전자 쪽으로 자금을 빨아들이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집중한 이유는 뚜렷하다. 우선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 확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약 23조 원 규모의 테슬라 차세대 인공지능 칩(AI6) 파운드리 생산 계약을 따냈다. 업계에서는 최선단 공정에서 테슬라를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평가한다. 단순한 대규모 수주를 넘어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을 입증한 사례로, 향후 추가 고객사 확보 가능성까지 높였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 역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시장의 관심을 모은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cnm 제품과 HBM 후공정 수율이 개선되고 있다"며 "평택 4공장을 비롯한 공격적인 증설 기조를 고려하면 점유율 상승 방향은 명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HBM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되고 있으며,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리스크도 없지 않다. 삼성전자가 현재 진행 중인 HBM4 고객사 품질 검증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단기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구조적 성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조선업종으로는 한화오션이 774만 주(7495억 원), 삼성중공업이 139만 주(1654억 원) 각각 순매수되며 강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 HD현대 계열 등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진 않았지만 업종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이어졌다. 증권가에서는 "국제 해운 물동량 회복과 해양플랜트 수주 기대감이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외에도 카카오(3220억 원), 한국전력(2821억 원), 삼성전기(2588억 원), 이수페타시스(22212억 원)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
반면 외국인은 네이버(-8587억 원), 삼성SDI(-2224억 원), 두산에너빌리티(-1364억 원), 한화시스템(-1238억 원), 한화솔루션(-1545억 원) 등에서는 대거 순매도에 나섰다. 인터넷, 2차전지, 에너지·방산주에서 자금을 회수한 셈이다.

결국 최근 한 달간 외국인 수급은 반도체·조선에 집중, 2차전지·인터넷에서 이탈이라는 흐름으로 요약된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의 편중 현상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 반도체주에 쏠린 매수세가 단기적으로는 지수를 떠받치는 힘이 되겠지만, 2차전지와 인터넷 업종 등 성장주의 외국인 이탈이 심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코스피 상승 탄력에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 행진을 이어왔지만 8월 들어 4000억 원 이상 팔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올 4월까지 9개월간 순매도를 하던 외국인은 5월부터 돌아서 3개월 연속 순매수해왔지만 이달 순매도로 전환 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팔자'로 돌아선 것은 세제 개편안 실망감 속에 올 2분기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5개 종목 중 4개가 상승했고, 순매도 상위 종목 중 4개는 하락하면서 외국인 매매 방향이 주가 흐름과도 맞아떨어졌다. '외국인 투자 잘한다'는 말이 나올 만한 대목이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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