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M&A, 올해 4개월 만에 11조 원 돌파…TradFi-DeFi 통합 가속
히든 로드 인수로 결제 속도 혁신…스테이블코인 RLUSD, 기관 거래 핵심 역할 기대
수탁 서비스 확장 통해 토큰화 시대 대비…SEC 소송 부담 떨치고 '퀀텀 점프' 나서나
히든 로드 인수로 결제 속도 혁신…스테이블코인 RLUSD, 기관 거래 핵심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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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피디아에 따르면 올해 4개월 동안 암호화폐 관련 인수 및 상장 규모는 88건, 총 82억 달러(약 11조 8,174억 원)를 넘어섰다. 이는 2024년 전체 거래 규모의 3배에 달하는 수치로, 암호화폐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함께 제도권 금융의 적극적인 참여를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활발한 M&A는 크게 다섯 가지 주요 추세로 분류된다.
기업의 재무부 채권 매입을 위한 비트코인 투자, 전통 금융 기업의 암호화폐 인프라 제공업체 합병, 기관 서비스 중심의 인수, 암호화폐와 기존 거래 플랫폼 간의 통합, 그리고 토큰 기반 프로젝트 간의 합병 등이 두드러진다.
이런 가운데, 특히 암호화폐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리플(Ripple)의 대규모 인수다.
코인피디아에 따르면 XRP(리플) 지지 변호사인 존 디튼은 리플이 프라임 브로커리지 회사인 히든 로드(Hidden Road)를 12억 5,000만 달러(1조 8,012억 원)에 인수한 것을 두고 "암호화폐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TradFi와 DeFi 융합을 보여주는 아마도 가장 좋은 사례"라고 극찬했다.
히든 로드는 300개 이상의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연간 3조 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하는 거대 기업이다. 리플은 히든 로드의 시스템을 자사의 XRP 원장(XRPL)과 통합함으로써 기존 24시간 이상 소요되던 결제 시간을 3~5초로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더불어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는 이제 거래 담보 역할을 수행하며, 블록체인 인프라를 기관 거래 워크플로에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존 디튼 변호사는 이러한 리플의 움직임이 DeFi의 빠른 속도와 TradFi의 광범위한 도달 범위를 결합하여 리플을 기관 DeFi 시장의 선두 주자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리플의 암호화폐 수탁 부문의 빠른 확장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리플은 메타코(Metaco) 인수에 이어 스탠다드 커스터디(Standard Custody)를 인수하고 자체 수탁 서비스인 "리플 커스터디(Ripple Custody)"를 출시하며 기관 투자자들에게 결제, 스테이블코인, 자산 보관 등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리플이 대규모 수탁 서비스 확장에 나서는 이유는 다가올 토큰화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030년까지 수탁 시장 규모가 16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리플은 XRPL 기술을 활용하여 은행들이 주식, 채권, 심지어 부동산까지 토큰화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RLUSD는 이러한 토큰화 자산 거래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존 디튼 변호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오랜 법적 공방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리플의 행보에 대해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가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고 있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리플의 적극적인 기관 시장 공략과 혁신적인 기술 도입은 향후 암호화폐 시장의 판도를 바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