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리플 합의 협상 속 XRP '상품' 분류 검토… 암호화폐 시장 '술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 랩스(Ripple Labs)와의 합의 협상 과정에서 XRP를 '상품'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SEC가 XRP를 상품으로 재분류할 경우, 리플과의 오랜 법적 분쟁 해결은 물론 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FX스트리트에 따르면 미국 폭스방송의 찰스 가스파리노(Charles Gasparino) 기자는 SEC가 리플과의 합의 협상에서 XRP를 상품으로 분류하거나, 기존 증권 분류를 유지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더리움을 '벤치마크'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더리움은 초기 코인공개(ICO)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SEC는 이를 '순수 상품'으로 간주하고 있다.

SEC의 XRP 상품 분류 검토 소식에 XRP 가격은 2.34달러를 돌파하며 지난 7일 동안 23% 상승했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XRP를 둘러싼 긍정적인 뉴스가 단기적인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XRP와 이더리움 모두 초기 프로젝트 개발 자금 조달을 위해 판매되었다는 공통점이 있어 이더리움의 규제 처리가 중요한 참고점으로 부상했다. 블룸버그 ETF 분석가 제임스 세이파르트(James Seyffart)는 1월 인터뷰에서 솔라나 ETF가 직면한 과제에 대해 논의하며, SEC가 규제 상태가 불확실한 자산과 관련된 금융 상품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명확성과 법적 분쟁 해결을 우선시한다고 밝혔다.


SEC가 XRP를 증권으로 분류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리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XRP ETF 신청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다. SEC가 리플과의 소송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XRP ETF가 승인될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SEC가 XRP에 대한 입장을 바꿔 재분류를 진행할 경우, 리플과의 소송뿐 아니라 현물 XRP ETF 승인 가능성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7월, 미국 연방지방법원 아날리사 토레스(Analisa Torres) 판사는 XRP가 본질적으로 증권이 아니며, 특히 2차 시장에서 거래될 때는 더욱 그렇다고 판결했다. 특히, 2023년 판결은 구매자가 리플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고 회사의 참여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거래소를 통한 XRP 판매는 증권 공모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했다.


폭스방송의 엘리너 테렛(Eleanor Terrett) 기자는 SEC와 리플 간의 법적 공방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양측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녀는 "새로운 SEC 리더십이 규제의 명확성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이전에 표적으로 삼았던 모든 암호화폐 회사에 대한 집행 기록을 완전히 삭제한다면, 왜 리플은 여전히 처벌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토레스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리플이 본질적으로 잘못을 인정한 것을 의미하지만, 이제 SEC 자체도 잘못이 있었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리플 법무팀은 1억 2,500만 달러 벌금과 기관 투자자 대상 XRP 판매 제한을 부과한 판결에 대한 조정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렛 기자는 진행 중인 논의는 새로운 리더십 하에서 SEC 정책의 최근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조건을 조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SEC의 XRP 상품 분류 검토와 리플과의 합의 협상 진행 상황은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투자자들은 SEC와 리플의 최종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규제 환경 변화에 따른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