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장벽 넘고 주류 금융 시장 진출 가능성
XRP 가격 급등 계기되나 투자자 기대감 고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Ripple)의 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신청을 접수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XRP 가격 급등 계기되나 투자자 기대감 고조
이번 ETF 신청 접수는 XRP가 규제 당국의 문턱을 넘어 주류 금융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3일(현지시각) 브레이브뉴코인 등 암호화폐 전문매체 따르면 SEC는 뉴욕증권거래소 산하 아르카(NYSE Arca)를 통해 제출된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현물 XRP ETF 제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접수하고, 대중의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SEC는 공지가 연방 관보에 게재된 후 21일 동안 의견 제시 기간을 거쳐 ETF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19b-4(특정 금융 상품(주로 ETF)을 거래소에 상장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 신고 접수는 현물 XRP ETF 출시를 위한 중요한 두 번째 단계로, 연방 관보 게재를 통해 규제 절차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SEC의 최종 결정에 따라 XRP ETF 상장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지만,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솔라나, 도지코인 등 다수의 암호화폐 ETF가 SEC의 관심을 끌면서 여러 기업들이 규제 승인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SEC가 지난달 게리 겐슬러 전 의장의 사임 이후 암호화폐에 대한 입장을 완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 나타나 더욱 주목받고 있다. 겐슬러 전 의장은 대표적인 암호화폐 회의론자로, 대부분의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SEC는 지난 1월 현물 비트코인 ETF를 승인한 데 이어 현물 이더리움 ETF까지 승인하면서 디지털 자산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와이즈돔트리(WisdomTree), 비트와이즈(Bitwise), 21셰어즈(21Shares), 카나리아 캐피탈(Canary Capital)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이미 현물 XRP ETF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현물 ETF는 투자자들이 코인을 직접 보유하는 번거로움 없이 XRP에 직접 노출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단순한 금융 상품 출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전통적인 월가와 급변하는 암호화폐 시장 간의 간극을 좁히고, XRP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기관 투자자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SEC의 이번 접수는 XRP ETF 상장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승인이 확정될 경우 XRP는 유동성과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주요 기관 투자 자금의 유입을 촉발할 수 있다. 이는 XRP 가격 상승과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번 발표 이후 XRP 가격은 4% 상승했으며, 베팅 웹사이트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는 2025년 XRP ETF 승인 확률이 81%까지 치솟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지지 발언과 폴 애킨스 신임 SEC 위원장의 우호적인 성향 또한 XRP ETF 상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 환경 변화는 XRP뿐만 아니라 전체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물론 일각에서는 규제 수용이 암호화폐의 탈중앙화 정신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그동안 제도권 밖에 머물러 있던 암호화폐 시장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XRP ETF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XRP 생태계에는 막대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석가들은 ETF 승인 첫해에만 40억 달러에서 80억 달러의 순 신규 자산이 유입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는 XRP 가격과 유동성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다.
XRP가 단순한 유틸리티 자산을 넘어 진정한 주류 금융 상품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