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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2라운드’ 한국타이어, ‘틈’을 보여준 조현범 회장

오너 사법 리스크, 행동주의 타겟 불가피…”경영권 분쟁은 필연”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지난 3월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출처: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지난 3월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출처: 뉴시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 매수에 나섰다. 조 고문은 MBK파트너스와 함께 한국앤컴퍼니 최대주주인 조현범 회장을 제치고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다시 ‘형제의 난’이 불거졌다.
한국앤컴퍼니 주주구성을 보면 조 회장이 42.03%, 조 고문은 18.93%, 조희원(조양래 회장 차녀) 10.61% 등이다. 조희원씨는 조 고문과 함께한다. 조 고문과 조희원씨 합산 지분은 29.54%로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50%+1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약 21%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인수단가는 주당 2만으로 지난 4일 종가 대비 18.9%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이다. 투입자금은 최소 3900억원 수준(21% 기준)이다. 다만 조 고문 측이 공개매수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경영권프리미엄 메리트가 크지 않다. 인수합병(M&A) 시장 기준 경영권프리미엄은 최소 30%에서 많게는 100%가 붙기도 한다. 이를 적용하면 최소 4200억원에서 6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야 기존 주주들을 설득시킬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유통물량이 많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공개매수 더 많은 자금을 쏟아부을 수도 있다.
한편, 한국앤컴퍼니 측은 조현범 회장 지분으로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 회장이 최소 8% 지분을 직접 매입하거나 이에 준하는 우호 세력을 확보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회장 측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올해 3월 조 회장은 2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만약 유죄 판결이 나오면 집행 종료 후 취업 제한 등 오너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주주들 입장에서는 올해 내내 부진했던 주가 흐름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이는 단연 지배구조 문제로 이어진다. 한국ESG기준원은 올해 초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배구조(G) 등급을 B에서 C로 내렸다. 또 지난달에는 G등급을 D로 한 단계 추가 하향 조정했다. 한국ESG기준원의 지배구조 등급은 S, A+, A, B+, B, C, D의 7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최하 등급을 받은 것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실적을 보면 일시적 부침은 있었지만 지난 수년간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주가는 이 기간 동안 오히려 하락하는 등 실적과는 무관한 모습이었다. 지난 2020년 경영권 분쟁을 겪은 이후에는 부진한 흐름이 더욱 강해졌다.
다시 시작된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조 회장이 빌미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주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는 만큼 조 고문 측의 공개매수도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조 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유동물량이 적은 탓에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조 고문 측이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너 사법 리스크는 행동주의가 가장 선호하는 타겟 중 하나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재차 경영권분쟁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가 이전부터 나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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