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소비자기구, '다크 패턴' 사용해 과소비 유도한다며 제소
무한 스크롤·재고부족 메시지 등으로 소비자 기만 행위 지적
무한 스크롤·재고부족 메시지 등으로 소비자 기만 행위 지적

유럽소비자기구(BEUC)는 5일 쉬인이 '다크 패턴'을 통해 소비자를 조작하고 환경 문제를 부채질한다며 EU 당국에 개입을 촉구했다고 발표했다.
32개국 45개 독립 소비자 단체를 대표하는 BEUC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쉬인이 사용자에게 무한 스크롤 콘텐츠와 '재고 부족' 메시지로 압력을 가해 더 많은 구매를 유도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쉬인이 시정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소비자에게 심각한 해를 끼칠 위험을 막기 위해 유럽 당국이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구스틴 레이나 BEUC 사무총장은 "쉬인이 다크 패턴을 사용하는 것은 잘 문서화된 현실이며, BEUC 회원들의 연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몇 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소비자가 자신과 환경, 그리고 제품을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해로운 패스트 패션 제품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이번 고발은 BEUC가 같은 날 발표한 "클릭해서 더 구매하기: 초고속 패션 거대기업 쉬인이 다크 패턴을 사용해 과소비를 밀어붙이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다.
이 보고서는 2024년 11월부터 2025년 5월 사이 쉬인의 웹사이트와 앱에서 캡처한 스크린샷을 제시하며, 사용자에게 원치 않는 알림을 퍼부어 '잔소리'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또한, 시간제한 할인을 제공하는 가짜 '카운트다운 타이머' 같은 다크 패턴도 설명했다.
'다크 패턴'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았다면 하지 않을 일을 하도록 속이는 기만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일컫는 용어로, 사용자 경험 디자인 전문가 해리 브리그널이 만든 개념이다.
레이나 사무총장은 "쉬인은 중독성이 있도록 설계됐다. 소비자 참여와 초과 지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강력한 알고리즘에 의해 구동된다"며 "우리는 쉬인의 조작 관행을 종식시키고 업계 전반에 걸친 조사를 시작하기 위해 당국의 강력하고 신속한 대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BEUC는 또한 초고속 패션 산업이 열악한 노동 조건과 자재 재배로 인한 환경 파괴, '감당할 수 없는 양의 섬유 폐기물'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EU는 지난주 쉬인에게 소비자 보호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 집행위원회는 EU에 진입하는 150유로 미만 소포에 대해 2유로(2.28달러)의 수수료를 제안했는데, 이는 쉬인과 테무 같은 플랫폼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쉬인은 2억 5천만 명 이상의 소셜 미디어 팔로워를 보유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이 회사는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매출 감소에 직면하면서 유럽에서 광고 지출을 늘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쉬인이 상장 예정지를 런던에서 홍콩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쉬인의 로빈 킬리 대변인은 닛케이 아시아에 BEUC가 여러 차례 회사와의 만남을 거부했으며 "우리의 운영에 대해 설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미 EU 법률 및 규정을 준수하겠다는 약속을 보여주기 위해 국가 소비자 당국 및 EU 집행위원회와 건설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