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중요한 것은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 간 ‘유치 경쟁’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목적은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를 충족시키는 데 있지 않다.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 기능을 지방으로 분산하고 지역에 일자리와 인구를 유입시켜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자는 취지다. 어느 지역이 더 많은 기관을 가져가느냐가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돼서는 곤란하다.
최근 지자체들이 공공기관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기관 하나가 이전하면 인구와 일자리뿐 아니라 세수와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산업 기반과 이전 기관의 업무 연계성을 고려해 유치전에 뛰어드는 것 역시 필요하다.
문제는 ‘우리 지역에 무엇을 가져올 것인가’가 ‘국가 전체에 무엇이 필요한가’보다 앞설 때다.
공공기관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요구가 지나치게 커지면 기관의 기능이나 지역과의 연계성보다 정치적 논리와 지역 간 힘겨루기가 앞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어렵게 추진하는 2차 이전이 또 다른 지역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직원들의 반발 역시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니다. 가족과 함께 이주하려면 학교와 병원, 교통망, 주거시설 등이 갖춰져야 한다. 단순히 이전 지역의 주소를 정해 놓고 직원들에게 따라오라고 하는 방식으로는 정착을 기대하기 어렵다. 노사 간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이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사·노무 문제를 줄이는 것도 정부와 기관의 몫이다.
결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어느 지역으로 보낼 것인가’에 그치지 않는다. 기관의 기능과 지역 산업의 연계성을 따지고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정착할 수 있는 주거·교육·의료·교통 환경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기관 이전과 지역 발전이 따로 움직이지 않도록 장기적인 청사진도 필요하다.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공공기관을 지역 발전의 수단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기관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기관을 유치한 뒤 직원들이 지역에 정착하지 못한다면 당초 기대했던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단순한 '기관 주소 이전'이 아니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고 지역에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만드는 국가적 사업이다.
그러려면 정부는 큰 원칙을 세우고 지자체는 지역의 이해를 넘어 국가 전체의 관점에서 유치 경쟁에 임해야 한다. 기관과 노조 역시 구성원의 권리를 지키면서도 공공기관이 가진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공공기관은 어느 지역의 전리품이 아니다. '우리 지역에 몇 개를 가져오느냐'보다 '이전한 기관이 지역과 함께 어떻게 성장하느냐'를 묻는 것이 2차 지방 이전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지역의 목소리는 존중하되 지역 이기주의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큰 그림을 가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진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roji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