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KCC글라스, 업무평가 높던 24년 근속 직원에 해고 통보…법원 “부당 해고”

KCC글라스, 24년 근속 직원에 권고사직 통보
권고사직 거절하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 투입
프로그램 평가점수 미달 명분으로 해고 통보
해고무효소송 비화…1심 법원, 부당해고 판결
재판부 “평균 이상 실적 낸 직원에 퇴사 종용”
KCC글라스 CI. 사진=KCC글라스이미지 확대보기
KCC글라스 CI. 사진=KCC글라스
KCC글라스가 업무평가에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던 24년 근속 직원을 해고했다가 복직소송에서 패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는 KCC글라스 직원이었던 A씨가 KCC글라스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소송을 지난 1월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KCC글라스가 A씨에게 한 해고통보가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00년 12월 KCC에 입사해 영업직 사원으로 근무하면서 판매 등 업무를 담당했고 2019년 2월 팀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KCC의 유리·바닥재·인테리어사업부문이 2020년 1월 인적분할돼 KCC글라스가 출범한 뒤로는 KCC글라스로 회사를 옮겨 2023년 7월까지 인테리어사업부에서 팀장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사측은 실적 악화를 이유로 조직개편을 시행했고 2023년 7월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A씨를 포함한 12명의 직원을 저성과자로 분류하고 그해 8월 1일자로 대기발령했다.

이후 사측은 대기발령 대상자에게 위로금 지급 등을 조건으로 사직을 권고했으나 A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KCC글라스는 그를 역량 향상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다가 2024년 4월 해고를 통보했다.

‘직무 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했다’는 게 해고 사유였다.
하지만 A씨는 이 해고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결과는 A씨의 전부승소였다.

재판부는 “2015년부터 2023년까지 8년간 A씨의 근무성적은 5점 만점에 평균 3.244점이고 팀장으로 승진한 2019년 이후 4년 동안의 평균 점수는 3.245점”이라며 “그런데 KCC글라스 내부 평가점수 기준에 따르면 3점은 ‘목표 달성, 목표 대비 100%, 직무 요구수준과 조직기대 수준에 부합하는 성과를 냄’이라고 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입사 이래 별다른 비위 없이 주어진 업무 분야에서 평균 또는 그 이상의 업무실적을 꾸준히 쌓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A씨는 2021년 이후로 매년 더 큰 규모의 조직과 인원을 관리하는 부서의 팀장으로 보직이 변경됐고 진급 누락 없이 승진한 점 등을 고려하면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현저히 불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특히 KCC글라스의 역량 향상 프로그램 수행 목표도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역량 향상 프로그램의 실적 목표는 ‘경쟁사 대리점 등에 신규 거래선을 개척해 3개월 동안 6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라’는 것이었는데 당시 신규 거래선 개척에 따른 월평균 매출은 KCC글라스 영업직군 1인당 2000만~3000만 원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KCC글라스는 A씨에 이 기준을 통과해야 현업에 복귀할 수 있다고 했으나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를 제시한 셈이다.

법원은 역량 향상 프로그램 자체에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역량 향상 프로그램 대상자가 된 사람은 A씨를 포함해 총 3명이었는데 그 중 1명은 프로그램 진행 중 권고사직했고, 다른 1명은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해 인용 결정을 받았다”며 “A씨와 함께 프로그램에 참가한 근로자 중 이를 통과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프로그램 도중 인사팀 직원에게 ‘실적 목표가 과도해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메일을 보냈음에도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이러한 사측의 태도는 업무능력 개선이라는 프로그램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A씨는 역량 향상 프로그램 참가를 전후해 지속적으로 퇴사 압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팀 직원이 면담 과정에서 “회사에서 그렇게 마음을 먹으면 만들면 되지”, “회사에서는 이별을 생각하는 거고 이별을 생각하면 저성과자라고 프레임을 씌워야 될 거 아니에요”, “진짜 부장님이 저성과자라서 저성과자 한다고 이야기하는 거 아니잖아요” 등의 발언을 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 내용을 보면 KCC글라스 인사팀 직원이 중심이 돼 A씨의 자진퇴사를 끈질기게 회유하고 종용했던 사정이 분명히 드러나는 바 이 사건 역량 향상 프로그램은 A씨와의 근로관계 종료를 위한 수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KCC글라스는 이 판결을 그대로 수용했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당시 회사가 인사관리를 잘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당시 이 사건에 관련된 인사팀 직원과 임원은 잘못의 책임을 지고 퇴사했고 A씨와 현재 복직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성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eirdi@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