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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과감한 전술 뒤의 책임…오너경영의 명과 암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스포츠 경기에서 실제로 뛰는 것은 선수들이다. 팀 성적이 하락한다고 해서 선수들의 경기력만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전술을 짜고 선수를 기용하며 경기의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을 내리는 지도자의 판단도 검증대에 오른다. 팀 전체를 이끌 권한을 가진 만큼 결과에 대한 책임도 무겁게 묻는다.

국내 제약업계는 오너 일가가 주요 의사결정을 이끄는 기업이 적지 않다. 이는 신약 개발부터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결정에 오너의 판단이 강력하게 반영되는 구조다. 신약 출시에는 10년 이상의 연구개발 기간과 상상을 초월하는 투자비용이 필요한 만큼 기업의 단기 실적에 얽매이지 않는 오너의 결단은 강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오너의 결단이 언제나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권한이 오너 개인이나 일가에 집중될수록 판단 오류를 조기에 발견하고 바로잡을 내부 장치가 중요해진다. 일부 기업은 권한이 오너에게 집중돼 있어 내부에서 그 판단에 제동을 걸 사람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오너경영 명과 암> 시리즈가 보여준 것은 오너의 결단이 기업의 성장동력이 되기도, 장기적인 부담이 되기도 한다는 ‘양면성’이었다. 오너경영의 명(明)은 긴 호흡이 필요한 순간에 드러났다. 한 제약사는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제품 개발과 사업 기반에 장기간 투자했다. 단기 실적 부담을 감수한 결정은 시간이 흐른 뒤 해외시장 안착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로 이어졌다. 또 다른 제약사는 본업에서 쌓은 역량을 인접한 분야로 확장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키우고 있다. 이는 단기 성과에 얽매이지 않는 오너의 결단이 강점으로 작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오너경영의 암(暗)은 사업을 확장하는 속도에 비해 이를 검증하고 설명하는 과정이 뒤따르지 않을 때 드러났다. 어느 제약사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내세워 사업 다각화에 나서면서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투자를 어떻게 사업화하고 주요 성과를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답변이 모호했다. 또 다른 제약사는 외형 확대를 위해 본업과 연관성이 낮은 분야까지 사업을 넓혔다. 인수한 자회사의 적자가 이어지고 비용 부담까지 커지면서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은 악화됐다. 결국 사업 영역은 넓어졌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오너의 판단은 기업의 이름으로 실행되지만 그 결과는 오너 개인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실패의 대가는 임직원의 일자리와 기업의 재무구조로 남는다. 스포츠 감독은 성적이 부진하면 경질될 수 있지만 오너에게 같은 방식으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권한이 큰 만큼 성과를 점검하고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나면 방향을 바로잡을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wangsw715@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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