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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월드컵 축구가 초라해지는 순간

이학만 H 휴먼 AI 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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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만 상품전략연구소장(전 국회부의장 특보)
전 세계 인구 약 82억 명 가운데 축구를 직접 즐기는 선수와 동호인은 약 2억 5천만~3억 명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하는 팬까지 포함하면 축구를 즐기는 인구는 세계적으로 35~38억 명으로 추산된다. 5명 중 2명 꼴로 즐기는 스포츠다.
로마 검투사에서 월드컵 스타까지

로마 원형 경기장과 현대 월드컵 경기장은 시대는 다르지만 스포츠가 사회에 미치는 힘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들 이다.

로마 원형 경기장은 황제의 권력과 제국의 위대함을 과시하는 정치 공간이었다. 검투사 경기는 시민의 관심을 모으고 황제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뛰어난 검투사는 명예와 특혜를 누리고 , 결국 황제와 권력이 만들어주는 정치 이벤트였다.
반면 현대 월드컵 경기장은 국가의 위상과 국제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축구 스타들은 높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영향력을 소유한다.

결국 두 경기장은 시대는 다르지만 스포츠를 통해 권력, 돈, 대중의 관심이 모이는 공간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과거 원형 경기장이 제국 권력의 상징이었다면, 오늘날 월드컵 경기장은 국가 간 경쟁과 명예의 대결을 보여주는 무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그 이면의 문제도 드러난다. 승리를 향한 열정이 때로는 편견과 혐오로 변하기도 한다. 선수의 인종과 출신을 이유로 한 차별은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월드컵 승부가 원초적 편견을 드러낼 때
축구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인종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팀을 이루는 세계적인 스포츠다. 팬들은 국경을 넘어 축구 경기를 응원하며 한 마음이 쪼개지기도 한다. 국제 경기는 단순한 승패를 넘어 역사, 정치, 정체성 문제와 연결되기도 한다.

각 국 선수의 출신과 혈통을 문제 삼는 발언은 경기력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개인의 존엄을 훼손하는 혐오 표현이 인종차별로 퇴색하기도 한다

월드컵 승부가 원초적 편견을 유발할때 단호하게 거부하고 단절시켜야 한다.

축구 인종차별, 손흥민도 예외가 아니었다
축구는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여전히 인종차별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다니 아우베스는 관중이 던진 바나나 사건으로 국제적인 인종차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로멜루 루카쿠 역시 상대 팬들의 인종차별적 행동을 경험했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한 차별적 발언과 행동도 축구계의 큰 논란이 되었다.

아시아 선수들도 차별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 역시 유럽 무대에서 아시아인을 향한 편견과 차별적 표현을 경험했다.

이러한 문제는 특정 선수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스포츠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연결된다. 선수는 피부색이나 출신이 아니라 실력과 노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프랑스와 파라과이, 왜 ‘악연’으로 불릴까?

과거 프랑스와 아프리카를 잇는 식민지 역사도 논란을 키웠다. ‘식민지 출신’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출생 배경의 설명이 아니라 과거 식민 지배의 역사를 상대를 비하하는 도구로 활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는 프랑스가 7대 3으로 승리했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 16강에서는 연장 114분 로랑 블랑의 골든골로 파라과이가 탈락했다. 월드컵 역사상 첫 골든골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지며 이 경기는 파라과이 축구에 깊은 상처로 남았다.

그리고 2026년에도 다시 음바페의 결승골에 무너지면서 중요한 순간마다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한 기억이 반복됐다. 두 팀의 관계는 흔히 ‘악연’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하지만 반복된 패배가 있었다고 해서 인종차별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국제 축구계는 프랑스 음바페 선수에 대한 파라과이 의원의 인종차별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프랑스축구협회는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파라과이 정부도 해당 발언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며 유감을 표했다. 혐오 표현은 외교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사건이었다.

축구에서 인종차별이 반복되는 이유와 과제

축구에서 인종차별이 반복되는 이유는 단순히 경기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사회에 남아 있는 편견과 집단 심리, 익명성이 결합하면서 경기장의 열기 속에서 차별적 행동이 나타난다.

특히 SNS 시대에는 한 사람의 혐오 표현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된다. 특정 인종을 조롱하는 행동이나 혈통과 피부색을 비하하는 표현은 더 이상 응원 문화로 받아들일 수 없다.

축구는 경쟁의 스포츠이지만 동시에 존중과 공존의 가치를 배우는 공간이어야 한다. 선수의 국적과 피부색, 혈통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다양성의 일부다.

월드컵 축구가 초라해지는 순간은 패배하는 순간이 아니다. 승리를 위해 인간에 대한 존중을 잃는 순간이다.

진정한 축구의 발전은 우승컵과 기록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경기장에서 경쟁하고, 경기가 끝난 뒤 서로를 인정하는 스포츠 정신 위에서 완성된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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