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지난 6년간 5조8000억 원대의 담합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국내 밀가루의 기업간거래(B2B) 시장점유율의 88%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실상 국내에서 유통되는 밀가루 대부분이 담합의 영향권에 있었다는 의미다.
적발된 업체는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대선제분·삼양사·사조동아원·삼화제분·한탑 등 20년 전 적발당한 곳과 같다.
특히 라면·제과업체 등 대형 수요처는 물론 대리점을 통한 간접 거래까지 관리하며 경쟁을 통제한 점은 놀라울 정도다.
최근 수년간 밀가루 인플레이션을 주도한 주범이었던 셈이다.
밀가루는 빵과 과자 등 가공식품 전반의 원가를 결정하는 핵심 기초 소재다. 따라서 국제 밀 가격은 제분업계의 매출·이익과 밀접하다.
업계가 가격담합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다. 공정거래법에서도 담합 행위에 대해 총매출의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번 담합으로 업계의 과징금은 최대 1조16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 20년 전에 매출액의 10%를 과징금으로 냈던 것과 비교하면 사상 최대 액수가 될 전망이다.
당시처럼 최고 수위 처벌인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담합을 지속한 데다 인상된 가격이 시장 가격으로 고착됐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공정위가 가격 재결정 명령을 하기도 쉽지 않다. 정부가 직접 시장가격에 개입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서다. 담합의 지속성 여부를 놓고서 다툴 여지도 있다.
업계가 가격을 내리면 담합의 지속성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담합 사태는 약자인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재발 방지를 위한 대승적 결단이 필요한 이유다.
다행히 공정위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담합으로 왜곡된 시장가격을 정상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먹거리 물가를 농락하는 행위에 대한 경종을 울려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