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한 기저효과에다 새 정부 정책 기대감까지 더해진 결과다. 세계 증시를 대표하는 주가지수(MSCI ACWI)가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요인이다. 전쟁 중인 이스라엘 주가마저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전 세계 증시를 달구는 동력은 풍부한 유동성과 통화정책에 대한 완화 기대감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주말 발표한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도 국내 증시에는 호재인 셈이다.
하지만 단기 주가 상승을 견인한 종목을 보면 거품론도 무시하기 힘들다. 실제로 경제 정책이나 실물 경기만 보면 주가가 상승하는 게 이상할 정도다. 특히 국내 기업에 대한 회계 투명성 평가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 회계 투명성 순위는 69개국 중 60위다. 기업지배구조 지표인 이사회 경쟁력 순위는 66위로 최하위권이다.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코스피 3000선도 지키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도 금융감독기구 개편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자본시장을 건전하게 육성하려면 불공정 거래 행위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영국의 경우 2018년 회계부정 사건으로 인한 대기업 파산 사건 이후 기업의 허위공시나 회계부정 규정을 대폭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도 엔론 사태 이후 만든 사베인스 옥슬리법을 통해 기업회계를 개혁한 사례가 있다.
기존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자본시장 규제 업무와 별도로 상장법인 감독위원회(PCAOB)를 통해 기업의 외부감사인 회계법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국가 신뢰도를 높이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회계감독 선진화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