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를 지키는 과학기술, 과학기술을 지키는 '감사시스템'

이스라엘은 지난 13일부터 이란을 전투기, 드론, 미사일 등을 동원해 전격 공격하고, 이란도 보복 반격해 중동에 다시 전쟁의 불꽃이 커지고 있다. 이 전쟁에서 승패를 가르는 가장 역할을 하는 것이 최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아이언돔을 비롯한 이스라엘의 방어시스템이다.
비단 실제 전투전쟁을 비롯해서 산업전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과학기술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도 매년 과학기술 연구개발(R&D)에 30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또한 막대한 예산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부정과 비리가 발붙이지 못하게 보호할 방어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과학기술 감사시스템이다.

그러나 최근 여러 국내외 기관에서 쓰고 있는 ‘코리아 R&D 패러독서’란 말에서 보듯 국가연구개발이 효율적으로 추진되고 있는가에 대해 여전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AI, 수소, 이차전지, 반도체, 원자력 등 첨단기술의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23개 기관도 효율성과 효과성, 그리고 책임성이 요구되고 있다.
국책기관인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에는 박사급연구원 등 2만 3,000여명이 소속돼 연구에 매진하고 있고 관련예산만 약 5조여 원에 이른다.

이러한 국가연구개발에 대해 효과성과 효율성 점검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전문화된 연구 과정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특화된 감사 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2022년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감사위원회가 출범하였고 올해 5월에 출범 3년을 맞았다.

감사위원회는 지난 3년여 간 국가연구개발분야 감사의 전문성을 구축해 왔다. 국책연구기관의 기관운영분야뿐 아니라 연구개발사업 본질에 대한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원에 대한 스스로의 통제 시스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감사위원회는 시험성적서를 허위로 발급한다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실험동물을 수입한 문제 및 연구계획서도 없이 연구를 수행하는 등의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수십억 원의 연구장비를 구매해 놓고 방치하는 등의 전문적이고도 고도화된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국가연구개발에 대한 비위를 방지하고 일탈을 제어하고 있다.
이와 함께 23개 정부출연연구원 원장이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일상감사에 대한 모니터링제도를 도입해 실질적으로 일상감사가 정상적인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등으로 예방감사체계를 운영해 국가연구개발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되도록 감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2024년 감사원 자체감사콘테스트에서 출범 2년 만에 우수상을 수상하였고, 국가연구개발분야에 대한 대표적인 감사기구로 자리매김했다.


장병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감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991년부터 2021년까지 감사원에서 재직했다.
고위감사공무원으로 심사 관리관 등 30여년 공직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일화가 있지만 특히, 다국적 모 기업이 국내에서 조 단위 매출을 올리면서 국내에 사업장을 설치하지 않는 방법으로 탈세하는 것을 적발, 해당 기업은 약 5천억 원 추징했다. 이후 이 기업은 정상적으로 우리나라에 납세하고 있다.

2012년 근정포장, 2022년 홍조근정훈장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