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MBC 남일본방송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36분쯤 일본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에 속한 악석섬에서 진도 규모 4의 지진이 발생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지진이 연달아 발생해 24일 0시 기준 총 295회의 지진이 관측됐다.
이 중 진도 4는 4회, 진도 3은 18회다.
최근 들어 일본 지진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독일지구과학연구센터(GFZ)와 일본 기상청은 지난 19일 오전 8시 8분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동남동쪽 약 344㎞ 해역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11일 저녁 9시쯤 해당 화산섬의 신다케(新岳)와 후루다케(古岳) 화구 주변에서 분화에 따른 분석(噴石·용암 조각과 암석 파편)이나 화쇄류(火碎流·화산재와 화산 가스가 빠르게 흘러내리는 것) 발생이 우려된다고 발표했다.
연이은 지진 관련 소식에 일본 현지에서는 대지진 전조 증상이 일어나는 것이라는 괴담이 나오고 있다. 이는 바로 '난카이 트로프(협곡)' 거대 지진을 뜻한다. 현재 지진이 일어나고 있는 가고시마현 인근이 쓰루가만에서 규슈 동쪽의 태평양 연안까지 분포한 해저 봉우리와 협곡 지대가 위치한 난카이 트로프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전조 증상으로 보이기 충분하다는 것이다.
일본 토목학회는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20여 년간 1466조 엔(약 1경3847조 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추정치를 내놨다. 지난해 일본 지진조사위원회는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 발생 시 최악의 경우 사망자만 3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고, 최고 34m의 쓰나미가 몰려와 소실 건물이 240만 채, 이재민은 9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총 경제 피해액은 일본 국가 예산의 2배가 넘는 220조3000억 엔(약 2011조 원)으로,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액의 11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작 한국인 관광객들은 일본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공개된 일본정부관광국(JNTO) 집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이 82만5800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25년 누적 방문객 수에서도 405만3600명을 기록해 전체 1위다. 청주와 이바라키·오비히로를 잇는 직항편이 신규 취항해 이에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정작 다른 나라들의 관광객은 감소 추세다. 같은 시기 홍콩 여행객은 19만31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1.2% 감소했다. 홍콩 현지 언론은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일본 대지진에 대한 자극적 정보가 무분별하게 나돌면서 여행 취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여행사들도 일본 여행 관련 상품 론칭을 취소하기도 했다.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괴담으로 인해 개인 여행의 취사선택을 제약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지 언론에서 나오는 분석을 보면 아주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괴담’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정확히 분석해 여행객들에게 제대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