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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렌즈] 밴스와 머스크의 '출산 촉진론자' 페르소나

미국, 저출산 문제 공론화 시작, 한국은 당장 대대적인 대책 시행해야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기사입력 : 2024-08-12 05:32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국 정계와 재계의 대표적인 출산 촉진론자 (pronatalist)로 떠올랐다. 밴스 의원은 2021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을 겨냥해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들(childless cat ladies)이 사실상 국가를 운영하고 있고, 이들은 미국을 자신의 인생처럼 비참하게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캣 레이디는 자녀 대신에 고양이와 함께 사는 여성을 뜻하며 이들을 비하하는 뉘앙스를 담고 있다.

밴스 의원은 2020년 11월 한 보수 팟캐스트에 나와 "자녀가 없는 사람들이 소시오패스 성향을 더 갖게 되고, 궁극적으로 나라 전체가 정신적으로 조금씩 더 불안정해질지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저출산으로 많은 사회 지도층이 소시오패스가 됐다"고 주장했다. 소시오패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일종이다.

밴스 의원은 또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미국인에게는 투표권을 추가로 주자고 제안했다. 18세 이하 연령층이 투표권이 없기에 그 부모들이 대신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사실 이 아이디어는 밴스 의원이 처음 낸 게 아니다. 헝가리 인구학자 폴 데메니가 아동에게도 투표권을 주는 ‘데메니 투표’(Demeny voting)를 제안했고, 밴스가 이를 차용한 것이다. 아동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이들의 정치적 대표성을 인정해야 공정하다는 게 데메니의 주장이다. 그렇지만, 헝가리를 포함해 아직 어느 나라도 이 제도를 도입한 나라는 없다.

머스크는 한국 등을 예로 들며 저출산 사태가 초래할 ‘인구 재앙’을 경고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대담에서 “출산율이 계속 급락하는 것은 문명사적 위험”이라고 했다. 그는 “인류 문명 ‘쾅(bang)’ 하고 멸망하는 게 아니라, 성인용 기저귀를 차고 신음하다가 망하는 길로 나아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지난 2022년 5월에는 트위터에 "한국이 지금과 같이 60세 이상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출산율에 변화가 없다면 3세대가 지난 후한국의 인구는 현재의 6%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다둥이 아빠다. 그가 최근 자신이 설립한 뇌 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에 재직하는 임원과의 사이에서 세 번째 자녀를 얻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로써 머스크의 자녀는 모두 11명이 됐다.
머스크는 첫 부인인 작가 저스틴 윌슨과의 사이에서 아들 5명을 뒀고, 두 번째 부인과 이혼한 뒤 교제한 캐나다 출신 가수 그라임스와의 사이에서 아들 2명, 딸 1명을 뒀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시본 질리스 뉴럴링크 이사가 머스크 CEO와 사이에서 세 번째 아이를 출산했다. 앞서 두 사람은 2021년 쌍둥이 자녀를 낳았다.

밴스와 머스크가 저출산을 걱정하지만, 미국의 출산율은 한국에 비해 훨씬 높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62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2022년 기준 1.51명)을 웃돌았다. 세계 최저 수준인 한국0.72명이다.

밴스는 막말과 기이한 제안으로 저출산 문제를 대선 이슈 중 하나로 만들었다. 출산 촉진론자는 이제 머스크의 ‘공적 페르소나’(public persona)가 됐다. 국가 소멸 위기를 맞은 한국은 미국처럼 이런 공론화 과정을 거칠 여유조차 없다. 한국은 출산 환경 조성 정책을 당장 대대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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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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